한국일보

행복을 여는 열쇠

2010-05-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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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시인)

나이 들어 부부사이에 대한 갈등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70이 다 된 어느 노부부는 결혼식 때의 주례 말씀은 다 잊고 평생을 다투면서 용케도 지금까지 살아 왔다. 천 년, 만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말씀 “남편에게 순종하라! 아내를 사랑하라!” 쉽고도 어려운 이 성경의 말씀은 결혼을 해서 살아 본 사람들이라야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닫는다. 지금은 취업이다, 학문의 진정한 진전이다, 사회속의 인물이다, 하면서 남자나 여자나 거의 다 같은 묵적을 두고 대학을 다니지만, 진정한 인격도야와 성실한 학문의 발견이 아니라 신분의 치장용으로 대학을 다닌 60년대 사람 일수록 가정은 자기 주도적이고, 밖에서는 위선적이다. 지나고 보면 부부는 속으면서 서로 만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뭄에 콩잎 피듯 보기 어려운 어느 노부부의 행복했다는 결혼생활은 부럽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한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며 친했던 동무가 결혼을 한 후, 부인은 한평생을 복종이 아니라 남편에게 순종하며 살았고, 남편은 한평생을 부인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다. 나이 가 많이 들어 부인과 남편이 병원에 들어갔다. 부인과 남편은 각각 다른 병원에 가 눕게 되었는데 부인이 남편에게 쪽지를 보냈다. “당신은 왜 오지 않느거죠?” 남편이 병원 측에 쪽지를 보이고 부인이 누워있는 병원에 같이 있게 해 줄 수 없느냐고 청했다. 병원 측은 기꺼이 부인이 누워있는 병원으로 남편을 보내주었다. 며칠 뒤 남편의 손을 잡고 부
인은 숨을 거두었고 부인이 숨을 거둔지 사흘 뒤에 남편이 뒤를 따랐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그 먼 길을 가면서도 그 노부부는 영원히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노부인은 부부 사이가 시끄러운 동네 부인에게 행복해지는 방법은 간단 하다고 말 했다.“남편이 하는 일이 보기에 조금 부족한 듯해도 그냥 내버려 두세요, 남편이 하는 일이란 항상 가정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부인은 부인대로 집안일을 찾아서 부지런하기만 하면 됩니다...” “남에게 잘 보이려 하지 말고 남편에게 잘 보이십시오...” 이말은 잘못된 천성마저 감싸는 말이고 행복을 여는 열쇠인 것이다.많은 사람이 한 지붕아래서 한 솥밥을 먹으면서 다투며 산다. 결혼한 젊은 부부의 절반 가량이 이혼을 하게 되는 까닭은 이 노부부의 간단한 지침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악마가 천사의 흉내를 낸다고 해서 천사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흉내를 내면서 산다고 해서 인간이 되지 않는
다. 그러나 도덕이 무너진 자리에 공자가 있고, 죄와 악이 지천인 세상에 종교가 있듯이 인간이 되는 길은 반드시 있다. 그 길은 스스로가 다시 찾아 나서야 하고 찾으면 지켜야 한다. 그 길은 아주 간단한 노력에서 행복을 이끌어 준다.

“순종하라! 사랑 하라!” 남편에게 억울한 복종이 아니라 따스한 마음으로 순종하고, 등을 쓰다듬는 오월의 햇살 같은 손을 잡고 사랑하라는 저 5월의 봄날, 여름 지나 가을 되면 거기에는 반드시 영근 열매가 있을 것이다.
1%의 행복 때문에 99%의 불행을 감수하는 대신에 사람들이 다 아는 이 성경의 말씀을 마음속에 표어로 달고 지킨다면 부부 사이나 가정에 있어서 1%의 불행이 있어 후회가 되어도 99%의 행복이 그 후회를 지워준다. 갈등을 겪는 노부부가 많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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