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플러싱 한인상가 지켜내야

2010-04-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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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자(플러싱유니온소상인연합회)

플러싱 공영주차장 재개발공청회에 가 보았다. 300명중 한국인 60여명이 참석했는데 영어로 3분 스피치로 찬반의사를 밝혔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나는 답답한 마음에 전 한인건설협회장에게 매달려 보았다. “공영주차장을 재개발하면 주차장 근처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우리 같은 하루살이 영세민들은 어떡하란 말입니까?” 라며.

“재개발을 벌려야 우리 같은 건축업자도 일감을 따서 먹고살기 때문에 찬성을 주장하는 겁니다.” 반대하면 당신도 영어로 발언하지 왜 붙잡고 늘어지느냐는 투였다. 나의 생각은 1.플러싱 개발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현재도 교통체증을 앓고 있는 공영주차장을 개발해 교통지옥을 만들 것이 아니라 광활한 노인농장쪽이나 칼리지포인트 쪽을 개발하는 게 좋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공간까지 만들어 신시가지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2.플러싱은 해외제일의 코리안 타운이다. 시골사랑방 막걸리에서 명동의 고급의상실에 이르기까
지 한국풍물이 모두 옮겨와 있다. 3.공영주차장이 재개발되면 근처 한인상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한인타운도 붕괴되고 만다. 상가 지키기와 같이 플러싱 한인타운 지키기 캠페인도 벌려야 한다. 남미에서 온 나는 10년전부터 유니온상가 2층에 미용실을 차려놓고 있다.

작지만 이민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나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데 공영주차장이 재개발되면 상가가 죽어 쫓겨나야 한다. 플러싱에는 한인 영세업자들이 많다. 전에도 재개발을 추진하다. 한인들이 총궐기 반대하는 바람에 중단된 일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쪽에서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우리들은 날개 부러진 비둘기 신세이다. 반드시 내 가족을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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