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글루텐 프리’ 식품이란

2010-04-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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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 대신 쌀·감자로 반죽

글루텐 프리(Gluten-Free)라는 선전문구를 많이 본다. 자연식품 박람회에서도 거의 모든 밀가루 음식이 글루텐 프리이며 많은 식품에 표기되어 있어서 글루텐이 대단히 나쁜 물질로 여겨질 지경이다. 글루텐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글루텐 프리 음식은 어떤 대체식품을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빵 등 쫀뜩한 맛 내는 불용성 단백질
앨러지 환자 많아 대체식품 개발 활발


글루텐은 밀이나 기타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을 말한다. 밀가루 10g, 물 6∼7㎖를 충분히 섞어 온수에 5∼10분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반죽을 주물러 풀면, 흰 녹말은 씻겨 내려가고 점착성이 있는 덩어리로 남는데 이것이 글루텐이다.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당과 지질도 함유한 분자구조로 이산화탄소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효모를 팽창시킴으로써 효모를 발효시켜 만들거나 베이킹파우더로 부풀려 만드는 빵과 과자에는 모양을 유지시킬 뿐만 아니라, 음식 맛을 내고 걸쭉하게 만들기도 하는 유용한 성분이다.

밀가루로 만든 모든 음식에는 함유되어 있는데 빵은 물론이고 파스타, 케익, 비스킷, 프레츨 등 각종 스낵류와 수프, 시럽, 샐러드드레싱, 소시지, 맥주와 껌 등에도 들어 있다.

고단백 아침식사나 여러 종의 곡류로 만든 음식 속에서도 발견되며, 글루타민산이나 염분 형태로 조미료에 이용되거나 접착제나 사료로도 사용되는 등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이쯤 알고 보면 글루텐이 그렇게 나쁜 성분은 아닌 것 같은데 글루텐을 꼭 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변증’ 즉 실리악병(celiac disease)을 가진 사람들인데 우리 한인들에게는 희귀하지만 미국에는 실리악병을 가진 인구가 많다.

이 병은 글루텐 단백질에 대한 앨러지를 가진 것을 말하는데, 대부분 유전에 의해 발병하며, 어려서부터 이 병에 걸린 사람이 밀과 보리 등을 통해 글루텐을 섭취하면 글루텐 앨러지가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이 글루텐은 그저 앨러지로만 그치지 않고 섭취한 사람의 소장을 파괴하고, 그 결과 소장의 흡수력이 저하되어 잦은 설사를 일으키며 이 같은 소화불량과 설사가 계속되면서 영양분의 흡수가 이뤄지지 않으므로 음식을 섭취해도 몸무게는 계속 빠지게 되고, 급기야 영양부족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병의 주원인인 글루텐 섭취만 철저히 피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렇다면 글루텐 없이 어떤 방법으로 식품을 만들까? 많은 식품업체들이 글루텐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토티야, 피자 크러스트, 식빵, 도넛 및 케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들은 밀가루 대신 쌀가루, 갈분, 감자가루 및 타피오카 등을 사용하여 글루텐이 함유되지 않으나 맛있고 모양도 예쁜 음식을 만들어 일반 제품에 비해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글루텐 프리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수요도 많은데 그만큼 앨러지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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