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자는 다차원적 존재

2010-04-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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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교도소 심리학자)

남가주의 친구가 보내온 E메일 속에 이런 말이 들어 있었다. “10대는 계집아이, 20대는 여자, 30,40대는 여인, 50대는 여사, 60대는 노파, 70대는 귀부인이라고 부르고, 20대 여인은 몸과 마음이 뜨거워서 ‘아프리카’, 30대는 곳곳에 신비스러움이 있다고 하여 ‘인도’, 40대는 테크닉이 있어 ‘미국’. 50대는 곳곳에 폐허가 있어 ‘유럽’, 60.70대는 춥기만 하고 찾는 사람이
없어 ‘시베리아’라고 한답니다”

정신분석학자 푸로이드는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을 하였다. 푸로이드보다 심지가 깊고 동양사상을 좋아했던 심리학자 칼 융은 자신이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에 대해선 여자가 더 잘 안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동료 여류심리학자 토니 볼푸(Toni Wolff)에게 여자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연구해 보라고 부탁하였다. 토니 볼푸의 연구에 의하면 여자에게는 ‘어머니’ ‘헤태라’ ‘아마존’ 그리고 ‘메디알’이라는 네개의 본성이 있다고 한다. ‘어머니’의 본성은 우리 인류에게 가장 잘 알려진 여자의 모습으로 동서고금을 통하여 모든 사회가 뚜렷하게 그 가치를 인정하는 여자의 국면이다.
모성애는 구체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로서도 모든 인간의 의식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두 번째 본성 ‘헤태라(Hetaera)’는 그리스에서 온 기생이라는 말로서 자기의 아름다운 용모와 요염함으로 재물과 사회적 지위를 취하는 여자를 뜻한다고 되었다. 헤태라의 상대는 성장한 남자이다. 따라서 헤태라의 심리는 한 남자를 향하여 그 남자 개인의 주관적 감정에 호소하는 은은하고 향기로운 연애심이다. 헤태라의 본성은 그러므로 여자의 남자접촉에 있어서 각 상대의 깊이와 뉘앙스를 맛볼 수 있게 하고 피차의 정서감정을 발달시키는데 기여한다.

셋째 ‘아마존(Amazon)’이라고 이름하는 심성은 말하자면 남자에게서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심리를 말한다. 남자와 좋은 친구관계를 맺을 수 있고 깊은 애정관계에 들어갈 수도 있으나 이러한 관계보다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업적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 이 심리형의 삶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성취한 업적으로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는 점. 일에서 오는 만족감과 독립감 그리고 이성관계에 있어서도 남자에게 지나친 개인적 감정적 요구를 하지 않는 점 등은 아마존형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본성의 단점이다.

마지막 ‘메디알(Medial)’은 여자의 신비스러운 면을 드러내는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메디알은 중간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영혼과 육체, 보이는 세계와 미지의 세계, 의식과 무의식, 이 세상과 저 세상 등과 같은 두 차원 사이에서 이 두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시켜준다는 뜻이 들어있다. 소위 여자의 즉,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여자의 숙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감할 수 있는 능력, 이 모두는 메디알 형의 심리국면이다. 오늘날과 같이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는 이러한 심리기능이 별로 각광을 받지 못할 수 있지만 균형 잡힌 삶을 위해서는 되살려야 하는 심리기능이 아닐까 한다.

이상에서 봄과 같이 여자는 단연히 다차원적(multi-dimensional)인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거기 비해 만사를 완력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 남자의 본성은 만사를 완력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 성질이 있는 것 같다. 완력은 폭력으로, 폭력은 파괴와 살인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단차원적(one-dimensional) 해결 방법은 반민주주의와 독재주의와 전쟁과 남존여비사
상과 연관되어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장수하는 사실을 보아도 조물주가 남자보다 여자를 편애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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