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

2010-04-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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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내과전문의)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서해북방한계선 근방에서 침몰 당한 전안함 희생장병 추모연설에서다. 침몰 당한지 24일 만인 4월19일 청와대에서 생중계된 대통령의 대국민 첫 담화문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추모연설을 요약하면 1.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힌 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며 2.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한 무기체제와 투철한 정신무장이 된 군대를 강조한 후 3. 희생된 장병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거명하며 추모한 뒤 4. 유족들을 위로하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것이다.

대통령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진 뒷면에는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선명히 쓰여있었다. 2001년 9.11테러 당시를 연상시키는 문구다. 그때 우리 미국사회는 곳곳에서 “우리는 당신들을 결코 잊지않을 것이다”(We will never forget you.)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두 개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테러원인을 발본색원하여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이 미국땅에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단호한 행동의 실천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이 그 결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두 개의 전쟁속에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묻어나고 있다.


천안함 침목사건은 대한민국을 공격한 전쟁행위다. 대통령은 처음부터 추모연설에서 북한을 범행국가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참사의 모든 정황이 단독범으로 말해주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후 무수히 이어져왔던 테러공격행위가 62년이 지난 오늘에도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 저격목적이었던 청와대기습, KAL폭파, 아웅산 테러 등등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대한민국은 북한에 의해 여러차례 공격당해 왔다. 그래도 참고 견디고, 달래고, 퍼주고 했음에도 이 후안무치한 집단은 감사는커녕 시치미를 떼고 적반하장하면서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왔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있지 않은가. 이제는 그 수많은 사건의 주적인 핵폭탄까지 갖고 있다.

대통령의 결단이 무엇일까? 나아가서 대통령이 언급한 단호한 조처란 무엇일까? 산화된 46명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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