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

2010-04-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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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희(취재 1부 기자)

“재개발은 고용창출과 지역경기활성화 효과가 있으니 좋은 것이죠? 그럼 찬성입니다.”플러싱 경제향상지구(BID)의 한 이사가 최근 있었던 정기모임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플러싱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을 담당한다는 기구의 이사가 플러싱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공영주차장 개발에 대해 정확한 사태 파악이나 인지 없이 이같은 무책임한 발언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그만큼 플러싱 공영주차장 재개발에 대한 정보 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플러싱 공영주차장 개발로 직격탄을 맞게 될 인근지역 소상인들의 목소리가 정치계나 관련기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인들의 입장은 공영주차장 개발건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반대’지만 지역 관계자나 정치인들의 입장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인들이 처음 반대를 외쳤을 때 그 편에서 소상인들을 돕겠노라고 했던 정치인들도 이젠 ‘재개발은 지역경기 부양에 좋다. 플러싱 공영주차장 재개발도 재개발이다. 고로 플러싱공영주차장 재개발은 좋다’는 식의 편향된 논리로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생존권’이 걸린 소상인들 측에서 보면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자신들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이 안된 상태에서 플러싱 공영주차장 재개발을 찬성하는 정치인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모습을 보면 애간장이 다 탈것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인 소상인들이 먼저 정치로비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로비그룹조성을 전격 추진하고 나섰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로비스트를 직접 보내 의견이 반영될 때까지 설득하는 것이 해결책일 것이다. 이렇듯 ‘목마른’ 한인 상인들이 먼저 나서자 중국인 소상인과 타민족들도 모두 함께 하겠다며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뉴욕 시의회가 오는 7~8월 께 플러싱 공영주차장 개발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제 최종결정까지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소상인들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로비활동’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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