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택 경매’늘어난다

2010-04-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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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중 500만달러이상 352채나

주택차압 사태의 여파가 고가 주택에까지도 미치고 있다. 최근 유명 인사들의 고가 주택이 줄줄이 경매에 나오는가 하면 올해 500만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의 차압률이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차압매물 전문 사이트인 리얼티트랙의 조사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에만 500만달러 이상 주택 중 차압 직전 절차라고 할 수 있는 경매가 예정된 주택의 숫자는 352채로 집계됐다. 지난 한해 동안 같은 가격대의 주택 중 경매 통보를 받은 주택의 수가 모두 1,312채인 것을 감안하면 올 2월중 경매 통보를 받은 고가 주택의 수치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융자 규모가 큰 주택 소유주들의 연체율도 최근 급격히 늘고 있어 향후 고가 주택의 차압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인 퍼스트 아메리칸 코어로직의 조사에 따르면 융자 잔액이 400만달러가 넘는 1,700여개 융자 계좌중 약 15%가 지난 1월 말 현재 90일 이상 연체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주택 융자계좌 중 90일 이상 연체계좌 비율(8.7%)의 두배 가까이 되는 비율로 고가 주택시장도 결국 차압사태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퍼스트 아메리칸 코어로직사의 샘 케이터 수석 연구원은 “큰 규모의 융자를 지닌 주택 소유주들이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라 페이먼트 중단 결정을 쉽게 내리는 경향이 있다”며 고가 주택의 가치가 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명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저택도 최근 경매에 나왔으나 마땅한 바이어를 찾지 못해 결국 은행 측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벨에어에 위치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주택은 건평만 1만1,817평방피트인 대저택으로 경매에 3,500만달러에 나왔으나 단 한 건의 오퍼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사 남미 책임자였던 리처드 푸손의 대지 14에이커짜리 웨스트체스터 저택도 곧 경매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현재 개인파산 절차를 밟고 있어 경매 일정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평 1만8,471평방피트에 침실 11개가 딸린 푸손의 저택은 지난해 11월 1,390만달러에 주택시장에 나왔으나 역시 바이어가 없어 경매절차를 밟게 됐다.

반면 ‘인생은 아름다워’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영화감독 비토리오 세치 고리의 맨해턴 고급 콘도는 최근 차압경매를 통해 무려 3,320만달러 매각되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 인사들의 저택을 포함, 고가 주택들이 줄줄이 차압 경매에 나오고 이들 주택에 대한 차압률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차압 고가 주택의 처분은 그다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융자 시장 사정이 아직 완화되지 않아 고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대규모 융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기자>


사진은 유명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벨에어 저택. 케이지의 저택은 최근 경매 매물로 나왔으나 바이어가 없어 결국 은행에 차압됐다. 최근 조사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모기지 연체율과 차압률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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