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도-올 것이 왔다

2010-04-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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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며칠째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다. 모국의 영토문제 관련해서 당사국끼리 현장에서가 아니고 제3국(미국)에서 먼저 전선이 생겼기 때문이다. LA의 일본영사관에서 독도광고를 낸 한인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는 뉴스가 났고 이에 한인들의 분노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독도”관련 올 것이 왔다.분쟁이 노골화되고 전선이 생겨난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영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가 아니다. (독도관련)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의 공개적인 분쟁은 결코 우리에게 득이 없기 때문이다. 언급 자체가 우리에겐 결코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정부는 독도를 한국의 지배하에 있는 섬으로 인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실제적으로 한국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이다.미국서 한인들의 핵심적인 역할은 “미국이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토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2008년 7월 어느 날, 갑자기 독도의 명칭을 바꾸겠다는 논란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났는가? 그때 그 일에 일본은 없는데 미국정부의 공무원과 한국인들 사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독도는 한국 땅’이란 신문광고를 보고 공무원이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당시 LA와 뉴욕의 한인사회에선 연일 일본을 규탄하는 한인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고, 한국에선 독도수비대가 생겨나고 여의도 국회에선 독도특별위원회가 조직되기도 했다.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추진하면서 맞닥뜨렸던 일본 언론인들은 눈만 멀뚱멀뚱하면서 오히려 무슨 일이 생겼는가 문의를 해 왔다. 2008년 위와 같은 일을 직접 겪었던 필자는 그동안 워싱턴과 뉴욕에 독도광고가 나올 때 마다. 몇 번이고 소신발언을 준비했었지만 독도광고에 대한 전 국민적인 지지와 성원에 늘 주눅만 들었다. 더구나 ‘정부가 못하는 일을 개인이 사재를 털어서 정말로 훌륭한 일을 한다’는 언론의 평가에 한숨만 쉬었다. 2009년 일본의 권력이 60년 만에 바뀌었다. 전후 일본이 취했던 미국에 대한 입장과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보통국가로 나가겠다는 하토야마 총리의 선언이 너무나 강경했다. 아시아를 관리하기 위해선 일본의 협력이 절대적인 미국이 당황했다. 미국에게 일본
은 일본만이 아니고 그 안에 한국이 있고 중국이 들어있다. 아직까지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의 근거지는 일본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이 요구하는 것을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는 처지이다.

미국에게 독도는 시민의 이슈가 아니고 외교현안이다. 광고로 전역을 덮는다고 해도 국내문제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한인들은 한국인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시민이다. 미국 정부가 시민의 요구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독도를 시민의 사활적인(외교정책에 영향을 줄 정도의) 이슈로 볼 가능성은 전혀 없다. 분쟁에서 이기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배로 인정하는 동안 오히려 우리가 조용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일이다. 광고가 무익한 것은 아니다, 다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순서)의 문제이다.
총영사관은 한인들과 협의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민감한 문제다. 다른 나라 정부가 미국시민과 협력해서 미국의 외교정책 관련 의견을 낸다는 것은 정말로 민감한 일이다. 무슨 일이든 행동을 취한다면 한인(한국계 미국시민)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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