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목회자 윤리 또다시 도마 위에

2010-04-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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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 1부 기자)

한인 목사의 성추행 시비가 다시금 한인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이번 주 한인목사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소식이 지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뉴욕·뉴저지 일원 교계는 물론 한인사회가 떠들썩하다.세간에서는 제2의 L목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난무하다.

기자의 지인은 이번 사건을 접한 후 평소 알고 지내던 그가 그런 사람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사실여부를 떠나 거론되는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는 한인 여성은 이번 문제를 조용히(?) 해결해 보려고 몇 개월 전부터 교회협의회와 노회 관계자 그리고 일부 목사들을 만났으나 아무런 해결책도 찾지 못해, 언론사에 이를 제보했고 급기야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하기 위함일 게다.


이와 달리, 한인 목사는 피해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의 진실은 ‘둘만’이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한인목사의 명예는 실추됐다. 동시에 이같은 불미스런 소식이 돌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교회 목회자들의 윤리성에 커다란 흠집을 내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에는 퀸즈 D교회 목사-성도 간 갈등이 다시금 불거져, 신문지상에 거론된 바 있다. 올 초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졌던 뉴저지 A교회 목사 찬반대측 갈등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교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목사’ 하면 기대하는 바는 딱 한 가지다. 바로 ‘거룩함’이라 할 수 있다. 성경책 속의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그 같은 거룩함 말이다.

물론 예수는 신이고, 목사는 인간이기 때문에 예수와 목회자의 거룩함이 완전히 동일한 수준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겠는가? 다시 말해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거룩함이 예수의 거룩함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목회자들이 그 같은 거룩함마저 실추시켜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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