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다운 군인정신

2010-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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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구(미주탈북난민보호협의회 회장/목사)

참다운 군인정신을 가진 군인들을 만날 때 우리의 가슴은 벅차고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이런 군인이 있기에 한국은 아직도 나라가 건재한 것이다. 해군 초계정 천안함이 104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업무수행중 원인미상의 공격을 받아 두쪽으로 폭파되고 침몰한 사건이 NLL남방 연평도 근해에서 지난달 26일 발생했다. 내부폭발은 무슨 내부폭발인가? 지난번 북한 함정이 침몰하는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반 잠수정에서 어뢰를 쏜것이라고 군인이 아닌 백령도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작업임무를 수행하던 해군특수전여단 (UDT)잠수부 한주호준위가 군복무 35년만에 바다에서 순직했다.

깊은 수심, 높은 수압, 거세고 빠른 조류, 얼음같은 수온 (3.9도), 시계 전무, 장비열악 등, 사고현장의 극심한 악조건하에서도 실종자의 생존 한계시간이 촉박하기에 한사람이라도 구조하겠다는 군인정신을 100분 발휘하다가 끝내 순직하였다. 한 준위는 UDT의 훈련관을 18년이나 지냈던 잠수부의 베테랑이었다. 사고지점이 얼마나 악조건을 가진 해저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SSU(해난구조대)요원 2명도 한 때 의식을 잃고 긴급 후송되는 사태가 있었다.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로 입원중인 신은총하사는 말하길 갑자기 함정이 위로 솟으면서 나가 뒹굴어졌고 정신을 잃었다. 썼던 안경이 벗겨져 앞이 보이지 않아 헤매고 있는데 중사 한 분이 자기 것을 벗
어주어서 그 안경을 쓰고 탈출구를 찾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중사 선배가 나를 살렸다고 뉴스는 전해주고 있다. 천안함 함장 김중령은 갑자기 함정이 하늘로 솟아 구석에 쳐박혔는데 일어나 문을 여니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밖에 있는 병사들이 망치로 문을 따서 간신히 나와 진두지휘하게 되었다. 모든 병사들이 다 탈출한 것을 확인하고 그가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아아! 이런 감동적인 군인정신이 있기에 우리는 한숨을 돌린다. 부상당한 자를 반드시 구출한다는 전우애 정신, 생사고락을 같이 한다는 일체감 정신, 충성사수, 절대복종의 군인정신, 나라지키는 영광에 산다는 군인정신, 한번 상관이면 죽을 때까지 상관으로 모시는 군인정신이 있기에 우리의 마음은 든든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수행원일행이 북한 김정일과 만났을 때 다들 굽신굽신 하는데 국방부장관 김장수장군만은 꼿꼿이 손만 내밀고 김정일의 눈만 쳐다보았다. 그후 그는 꼿꼿장수로 별명을 얻었으며 기자들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길 나만 특별히 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한강교 오른쪽에 이원등 상사의 동상이 있다. 이원등상사는 부하의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부하의 낙하산을 펴주고 자신은 산화했다. 월남전에 한참이던 시절 장재구 대위는 부하의 실수로 폭발직전의 수류탄을 몸으로 막고 많은 병사들을 살린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였다. 요즘 신문에 게재되는 백선엽장군 전쟁역사에 이런 경험담을 실은 것을 읽어 보았다. 다부동전투시 한미연합작전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데 1사단 취하연대가 후퇴하는 것을 보고 인접 미군 연대장 2명이 전화로 호통을 쳤다. 한국군이 후퇴하면 우리 미군은 철수할 것이다. 고로 고지를 사수하라는 것이다. 백선엽 사단장은 운전병만 데리고 짚차로 전선지역을 갔다. 운전중에 운전병이 파편으로 부상을 당하자 차에서 내려 구보로 고지를 향했다. 마침 병사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사단장은 권총을 꺼내들고 앞장섬으로 군의사기를 돋우어 전 부대의 후퇴를 막고 고지를 사수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바로 이런 것이 군인 정신이다. 나라가 위기에 쳐할 때마다 군인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나라가 망함에서 구원받는 것이다.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시행하고 있는 이런 믿음직한 군인들이 있기에 나라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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