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 공교육의 두가지 양상

2010-04-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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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율(교육학박사)

미국의 중, 고등학교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교육발전 평가위원회(NAEP)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전국 중고등학교 영어 수학 시험에서 수학점수는 좀 나아졌으나 언어영역에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8학년 학생의 거의 과반수가 기준치 미달이라고 하였다. 고등학교 졸업율은 여전히 70%정도에 머물고 있어 거의 120만이 해마다 졸업을 못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한때는 미국 공교육이 세계 최상위권에 머물었으나 이제는 36개 선진국가중 18위라고 OECD는 발표하고 있다.

공교육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새로운 교육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부시 대통령 때는 학교나 교사의 책임교육을 주요 골자로 하는 ‘No Child Left Behind’라는 기치를 들고 성적 부진한 학생에게 전학하는 선택권도 주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Race to the Top’ 라는 구호 하에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개혁안을 제출하는 주정부에게는 특별 재정지원을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학생들의 성적, 졸업율의 증가 등이며 특히 고질적인 교사 정년제에 관해 학생성적을 교사평가에 연관시키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중, 고등학교 공교육은 미국과 상반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율은 매년 90% 이상이고 또 OECD가 2006년 세계 36개국을 대상으로 주관한 시험(PISA)에서는 한국은 수학과 과학부문에 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수학에 25위, 과학은 21위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선진국 중에 도전하는 한국 교육 정책은 결과적으로 점수에 관심을 두게 되며 미국과 달
리 성적 부진 학생보다는 우수학생에 중점을 두게 된 것이다. 학과목 성적 1, 2점을 가지고 대학 입학이 결정되니 자연 부모나 학생은 입시준비 교육에 취중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험 준비에 별 효과가 없는 공교육은 이차적이 되고 사교육이 주가 되어버렸다. 어느 외국 교사가 쓴 글을 보면 한국 고등학생들은 학교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학원에 가서 최소 3시간 정도 과목 강의를 듣고 밤늦게 귀가하여 또 학교 숙제를 하고 자정이 넘어야 침
실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시간표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신체, 정서, 정신면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미국에서도 우리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일류 대학 입학을 위한 과외 수업이 성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입시 목적 공부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개성 개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SAT시험에 거의 만점을 받은 명문 사립 고교학생들이 하버드나 예일 등에서 탈락되는 예가 많다고 한다. 이런 대학의 입학 전형 위원은 K-L 지원자 심사가 제일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모두가 수학에는 거의 만점이고 그리고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하며 학교에서는 특활도 하고 사회봉사에도 참여하는 모범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창의성과 강한 개성을 가지고 다방면으로 대학활동에 기여할 잠재력을 중요시하는 대학 측으로서는 모두가 평범한 지원생으로 보인다고 한다. 또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교실에서나 학교활동에 적극적으로 도전을 잘 안한다는 정평이 불리한 반대작용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고등학교 공교육이 실패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는 근 1,400개 교육청이 있으며 각기 자주성을 가지고 전인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진학하는 대학 역시 다양하다. 세계 20개 최우수 대학 중 2/3가 미국 대학이다. 이들 대학이 미국 공교유의 실정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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