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웃음꽃 활짝 핀 ‘부활 축제’

2010-04-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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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사랑의교회 저소득층 주민·셸터 거주자 등 초청
식사-선물-게임으로 섬기고 의류 등 1달러만 받고 팔아
타인종 등 1천2백명 즐거운 시간 “예수님의 사랑 느껴”


부활절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교회가 커뮤니티에 희망을 선사했다.
애나하임 소재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이날 오전 11시~오후 2시30분 교회 주차장에서 이웃 주민들, 모텔 및 셸터 거주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부활절 소망축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무려 1,200여명에 달하는 백인, 히스패닉, 흑인, 아시안 등이 참석, 어려운 이웃들을 겸허하게 섬기려는 교회 측의 따스한 노력에 마음문을 활짝 열었다.


참석자들은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댄스와 노래, 영어 및 한국어 대학부 학생들의 드라마 공연 등을 관람하고 경품추첨 시간을 통해 자전거, DVD 플레이어, 장난감, 상품권 등을 타는 동안 시종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여성 시의원도 함께 서브한 음식부스에서 불고기, 통돼지 바비큐, 치킨 타코, 중식·일식·인도음식, 붕어빵, 솜사탕 등을 맛보면서 “딜리셔스” “원더풀”을 연발했다.

어린이들은 카니벌 부스와 놀이기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가 하면 얼굴 페인팅을 받고 교인들이 만들어 주는 팔찌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주민들이 자존심에 상처 받지 않고 의류, 유아용품, 학용품, 생활용품 등을 헐값에 살 수 있도록 운영한 ‘달러 부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유아 둘을 데리고 온 한 여성은 1달러에 2인승 유모차를 구입한 뒤 “아이들 둘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는 유모차를 장만하는 것이 기도제목이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음식 등 모든 것을 정성껏 준비한 축제라 놀랐다” “너무 고맙다” “예수님의 사랑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며, 일부는 다음날 오전 11시10분에 열린 이 교회의 영어예배에 출석하기도 했다.

김승욱 담임목사는 인사말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의 소망이 되셨다. 그분은 여러분을 지극히 사랑하시며, 여러분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시기를 원하신다”라고 참석자들에게 강조했다. 또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일대일로 기도해 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목사는 “커뮤니티를 위해 마음을 활짝 열고 히스패닉, 흑인, 백인들을 섬기는 교회를 오래 꿈꾸어 왔는데, 오늘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섬길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축제를 통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했다. 앞으로 저녁을 못 먹는 주변 빈곤층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에 따르면 이 축제에는 방 2개를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교인들의 물품 및 상품권 도네이션이 밀물쳤다. 또 행사 당일 영어권 회중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 약 200명이 참여해 음식이 동날 정도로 성황리에 축제를 마칠 수 있었다.


준비를 총괄했던 엄일국 목사는 “지난해 이어 올해 축제를 열면서 불황 때문에 잘 될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믿음의 업그레이드를 체험했다. 1,200달러를 기부한 분도 있는 등 교인들이 사랑의 실천에 적극 나서 주어 너무 고맙다.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지난 3일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소망축제’에서 주민들이 단돈 1달러에 다양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달러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의 댄스 공연이 벌어지자 축제에 온 어린아이들이 무대에 올라가 함께 어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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