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신건강과 아시안들의 그릇된 인식

2010-03-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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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리 (뉴욕가정상담소 법률옹호 담당)

계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미국내 아시안 인구는 2050년이 되면 지금보다 3배가 증가될 것이라고 뉴욕대학 아시안/태평양 연구소는 밝혔다. 이들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마주쳐야할 것은 정신건강 문제이다. 지난 11일 가진 주제발표 전에 ‘Can’이라는 휴먼 타큐멘타리 영화가 방영되었다. 한국계 미
국인 영화제작자인 펄 박씨가 연출한 것으로 Can Truong이라는 베트남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룬 영상이었다.이 영화에서 Can의 가족들은 지난 70년대 베트남전쟁 난민으로 ‘보트피플(Boat People)’이라 불리었던 사람들중의 하나였다. Can은 비참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을 활발한
모범생으로 보냈고, 의학도를 꿈꾸며 미시간 대학에 진학을 하는 등,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로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들었지만 우울증(depression)과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로 진단을 받고 학업을 그만두어야만 했다.

이 영화는 약물치료, 지지그룹, 여러 모임에서 대중발표를 통해 장애를 극복해 가는 개인의 실제영화일 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나 고뇌, 좌절 또는 실패를 이겨내가는 과정을 여과없이 그려내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아시안 부모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길로 끌려가다가 부모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현실에서 방황하여 끝내는 정서장애로 암울한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 대하여 집중조명한 영화였다. 그러나 Can의 부모들은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적극 도움을 주고 지지해 주는 면에서 Can의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사례이다.


영화제작자인 박씨는 다큐멘타리 영화 중간에 아시안 커뮤니티 전체 인구중에서 정신분열증과 같은 매우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가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남아 아시안 중에서 60-80%가 전쟁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소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아시안/환태평양 인구중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100,000명당 10.75명으로 다른 여러 대륙에서 일어나는 자살인구중의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러한 정신적 고통을 받음에도 아직도 아시안 사회는 금기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는 비난에 시달리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아니면 숨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시안중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아직도 산재해 있다.지금이 바로 우리 미국계 아시안 사회에서도 정신건강 문제를 부끄럽게 여긴다거나, 불명예로 여기거나,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거나, 오명이나 오점으로 여기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할 시점이다.

지난 크리스마스때 플러싱에서 발생한 40대 여인의 자살사건도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를 경시하거나 소홀히 여겼기 때문에 이러한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런 정신건강 문제를 인식하여 발표를 통해 개방시키고, 가족들과 함께 참여를 유도하고, 아시안들의 1세대와 2세대간의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을 준 뉴욕대학 아시안/태평양 연구소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러한 과정이 아시안 사회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를 인지하고 치료하는 핵심과제의 첫 발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이러한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이 있고 같이 동참하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은 뉴욕가정상담소로 연락하면 정신건강 카운셀러나 케이스 매니저와 상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24시간 운영되는 핫라인 (718-460-3800)으로 문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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