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는 누구인가?

2010-03-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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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이민의 삶을 살면서 우리가 누구로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정체성의 문제는 참으로 중요하다. 1세들의 정체성에 대한 불분명함으로 인한 갈등은 다음세대들에게 또다른 문제들을 낳는 것을 많은 한인 청소년들과 가정들을 만나면서 그 심각성을 더 구체적으로 보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우리의 이민 역사가 길지 않아서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롤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어찌보면 지금이야말로 1세대가 책임과 부담을 가지고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롤을 만들어가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것을 위해 우리가 가장 피해야할 불안한 정체성의 삶의 한가지 예를 들어보고 싶다.

10대 20대의 자녀들을 둔 1.5세부부가 심각한 불안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고 있다. 이유는1세인 그들의 부모가 성실하게 열심으로 살았지만 자녀에게 한국사람으로서의 뿌듯한 긍지와 뿌리를 가지고 미국사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사는 모습보다는 “너희는 미국사람이다” 라는 의식으로만 교육을 시키셨다. 결과는 그들의 자녀뿐만이 아니라 다음세대의 자녀(손주)들의 정체성까지도 혼란과 혼돈의 삶을 만들어 내고 만 것이다. 영원한 변두리 사람들로, 변방 언저리의 삶으로 말이다. 이민의 삶에서 성공하느냐 아니냐는 돈을 많이 벌어 부자로 사느냐 못 사느냐의 이슈가 아니라 떳떳한 한인으로서 나는 미국사회와 한인사회에 어떠한 영향력을 주고 살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분명할 때 우리의 이민의 삶은 당당히 성공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정처럼 불분명한 정체성의 케이스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첫째 한인들이 드물게 사는 곳
에 거주하며 한인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


둘째 미국인들과도 그렇다할 교류 역시 없다. 장사를 하면서 손님상대를 하는 것외에는….세째 한인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거의 없고 부정적 시각이 이유없이 높다. 그래서 모든 1세들에 대한 결점, 탓, 비난이 늘 그들의 대화의 주제가되고 자신들이 선택한 변두리족의 삶의 이유와 타당성을 늘 강조한다. 그리고 누구에게 당해서 , 상처를 받아서라는 이유가 자주 등장한다. 해서, 어떤 일에 당면할 때마다 한인들, 한인사회를 항상 비난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 것을 본다. 자신의 불안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증상인 것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피해의식으로 인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또다른 고립된 삶, 불분명한 정체성에 대한 불안한 자아를 만들어주게 되어 미주류사회에도, 한인사회에서도 영원한 변두리인으로 살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녀들에게서 정서적,인격적 나가서는 정신적 장애가 많은 것도 그 이유중에 하나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교류나 깊이있는 인관관계 보다는 좁고 자기중심적인 편협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뿌리를 알지못하는 불분명한 정체성을 가진사람은 인간관계든 일에든 자존감의 결함을 안고 가야하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절대 미국인이 될수 없다. 더더욱 한국인으로서만 고집스럽게 살수도 없다. 그러나 한국인의 뿌리를 가진 분명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미국사회에,한인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당당한 한인으로 살수 있는 특유의 장점과 강점이 우리에게 분명히 있다. 이것으로 우리1세의 진정한 정체성의 롤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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