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종시와 대권주자 박근혜

2010-02-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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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원(전 언론인)

선조30년 2월 충무공을 죽이기 위한 비망기를 담은 전교를 우부승지 김홍미에게 내렸다. “이순신은 조정을 기망하고 역적죄와 국가반역죄를 지었으며 남의 공을 가로채고 함정에 빠뜨렸으며 방자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이렇게 많은 죄가 있으면 반드시 죽여야 할것이니 형벌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를 대신들에게 하문하라” 이 전교가 내려진 시점은 1597년 정유년에 조선조정을 드나들며 농락한 대마도출신의 이중간첩 요시라의 조선수군을 함정을 빠뜨려 궤멸시킬려는 책략을 간파한 충무공의 출병거부사건과 사색당쟁이 도화선이 됐다. 그리고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후 영의정과 도체참사로 행정과 군무를 총괄했던 일등공신 서애 유성룡이 파직됐다.

이 일련의 역사적인 비극은 암우한 군주와 사색당쟁이 국가흥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준 사건임을 깨닫게 한다. 성웅 이순신장군이 왜적함대와의 전투에서 패해 제해권을 상실했다면 군수물자를 실은 왜적보급선과 대함대가 평양의 대동강변에 상륙 이씨조선은 멸망하여 이때 일본의 식민지가 됐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풍전등화의 국가위기 속에서 타올랐던 사색당쟁의 불꽃이 조국대한민국에서 지금 국가현안인 세종시문제를 놓고 불붙고 있다. 사색당쟁의 중심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가 있다. 부모의 비극과 인생역정 그리고 인품, 정치경험으로 차기 대선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국민들의 신망을 받아왔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에 대한 편협한 원안고수 입장은 국가지도자로써 지도력과 역량 그리고 비전을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고 본다. 당초 세종시 논란은 노무현 민주당대선후보가 충청표심을 얻기위한 정략적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국가지도자는 당리당략이나 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국가법률이나 정책은 백번이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이 위대한 역량이고 최고의 덕목인 것이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국책사업의 변경을 신의와 약속과 관련 지우는 것은 차기대선의 충청표를 의식한 소탐대실의 오판인 것이다. 원안대로 행정기관이 이전하면 엄청난 국고손실과 국가기관의 동력인 공무원들의 두집 살림은 행정효율의 저하는 물론 생활비로 인한 공무원부패가 더 심화될 것이다. 정운찬 총리의 말대로
원안의 시행은 국가재정이 거덜날 것이다. 지금 박근혜 전대표는 대오각성하여 이명박대통령과 정부정책에 협조하는 것이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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