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중 삼각동맹과 동북아 정세

2010-02-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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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도발행위에도 무시일변도로 나가는 오바마 정부가 갈수록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동북아정세가 경제를 중심으로 새롭게 움직이기 때문이다.21세기 국가경쟁력에서 최대화두는 경제력이다.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경제에서 최악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교전략에서 경제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자 미국은 고육지책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의 속성상 제발로 호랑이굴로 들어간 셈이다. 어찌보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으나 앞으로 중국의 경제력이 증가할수록 미국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수출을 결정하자 중국은 미중 군사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하는등 군사행동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시정부가 중국봉쇄정책으로 일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세계경제위기라는 호재를 만나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미국의 최대 채권국으로서 중국의 경제파워는 가공할만하다. 2월을 기준으로 미국의 무역경상수지가 -517.0조 달러이고 국가재무수지가 -465.3조 달러로 세계최악인데 반대 중국은 각각 +173.0조 달러와 +364.4조 달러로 세계최대의 외환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미국이 동북아 세력균형의 핵심으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을 선택했으나 앞으로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중국은 경제력을 등에 업고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며 세계최강의 자리를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을 등한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일 중국이 미국의 파워를 넘어선다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것이다.


G20 서울 개최를 필두로 한국은 경제강국으로 성큼 다가설 것이다. 동북아에서 새로운 강국으로 떠오르는 한국의 삼성, LG등이 이미 일본의 IT 파워를 넘어서 세계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현대나 기아차의 물결이 세계곳곳에서 저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한반도와 유사한 국가면적으로도 미국을 등에 업고 한때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일본이 누렸던 영광을 한국이 이
미 넘어선듯 하다.
만일 한국이 통일되어 동북아 물류국가로 거듭나 대륙과 해양을 잇는 경제요충지가 된다면 제2
의 네덜란드로서 부를 누리며 경제강국이 될 것이다. 유럽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철도는 물론 중동지역과 러시아등에 연결되는 원유 수송 파이프 라인이 설치되고 각 항구들이 국제항구로서 역할을 다한다면 한국은 세계무역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만일 현정부의 4대강 개발도 이러한 거대한 안목의 일환으로서 로드맵이라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살리는 국가비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시로 국가전략을 변경시키며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미일동맹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절대 융화할 수 없을 것 같던 미중관계가 세계를 이끌 두 중요국가로 새로운 관계설정에 나섰다. 앞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은 동북아에 새로운 화두로 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틈바구니에서 최대치의 역할과 효과를 낼 수 있는 한반도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추진해야할 국가비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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