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 온난화, 망신 3화

2010-0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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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 (변호사/목사)

지구의 둘레를 싸고 있는 대기권이 인간의 각종 활동으로 더워져가고 있다. 각종의 공장가동과 차량운행으로 생성되는 탄산가스, 질산화가스, 메탄가스 등이 큰 원인에 속한다고 한다. 지난 주 폭설이 동부의 곳곳을 마비시켰고 수도 워싱톤의 경우 100여년이 넘는 기록적 폭설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의 현상들은 지구 온난화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 사실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로 북극빙하가 녹아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과 어류가 멸종해가고 있고 바닷물이 증가하여 땅이 점점 침수하는 현상이 되고 있다. 어느 섬나라는 벌써 많은 대지를 침수하여 섬나라전체의 침수를 우려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지구온난화 대응은 인류생존과 직결된 지구전체의 문제로 떠올랐다. 제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가 작년 12월 17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이틀간 열렸다. 미국과 한국대통령을 포함한 120개국의 정상들은 지구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모였지만 자국의 이익만을 중요시하고 지구의 위기에 대하여는 얼굴을 돌린 결과가 되었다. 지난해 봄 친구부부가 나를 방문했다. 한국에서 소규모의 유기사과농장에서 부부가 직접 일을 하고 있는 농부 부부다. 함께 농사이야기를 하면서 지구 온난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과거에 사과제배는 대구 지방이지만 지금은 그곳이 적합한 지역이 아니고 사과제배에 적합지 않았던 강원도가 지금은 적합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아름다운 우주를 우리 인간이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아름다운 지구를 아름답게 보존하여 후세에 남기려면 우선적으로 지구환경개선을 위해 노력을 할 때인 것 같다. 지난 10년 사이 나는 3번의 망신(?)당한 사건으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자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열거한다.

제1화. 10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내와 만나 베를린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다. 오스트리아 여행에서 오는 아내를 만나기까지는 여러 시간 남아 있었다. 시내를 배회하고 점심시간에 맥도날드에 들어가 햄버거와 음료수를 주문했다. 먹고 남은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청소부가 소리를 버럭 지른다. 어리둥절한 나에게 종이와 컵 등은 다른 것과 분리해서 버리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제2화. 2년 전 렌트카로 아내와 함께 스위스 로잔을 들렸을 때 일이다. 아내가 우편엽서를 사기위해 상점에 들른 동안 차 시동을 끄지 않고 차속에서 기다렸다. 카드를 들고 차에 오른 아내의 얼굴이 붉었다. 상점여인이 아내에게 내가 자동차 시동을 끄지 않고 있다고 야단을 쳤다는 이야기다. 4월 초라 아직 그곳 날씨는 쌀쌀한 편이였다. 유럽인들은 대기오염에 대한 반응이 대단히 민감함을 볼 수 있었다.

제3화. 한미장학회 이사들이 지난연말 우리 집에 모였었다. 저녁식사 후 부엌일을 돕던 한 이사부인이 “플라스틱은 어디다 버리지요?” 하고 물었다. 아내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우리 남편이 그런 것은 다 해요.” 집 쓰레기 수거는 나의 몫이다. 이날 따로 쓰레기통을 준비하지 않고 하나에 모두 넣도록 나는 준비를 했다. 리사이클 위해 종이는 종이대로, 유리병과 프라스틱 병들은 함께 수집하지만 다른 것들은 적당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나는 좀 수치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이 떠난 후 나는 플라스틱 접시, 컵, 그리고 빈 물병들을 쓰레기통에서 꺼내 따로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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