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경기는 없다

2010-0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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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경기는 최근 몇년간 미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나라를 불황의 늪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한 채 헤매이게 하고 있으며,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움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미국은 그 동안 세계경제의 주도국으로 생산보다는 소비위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하여 왔었던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생산위주의 경제체제를 구사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에도 불경기의 여파로 많은 은행 차압매물과 은행 숏 세일 매물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그 동안 힘들게 이루어 놓은 아메리칸 드림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려, 힘들어 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주택 소유주들의 실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우선 본인 스스로가 어떠한 마음 자세로 그 어려움을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고, 경우에 따라 오히려 전화위복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그리 크게 실망하거나 낙담만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어찌보면 불경기란, 미리미리 사전에 준비는 없이, 그저 그것을 걱정하고 염려만 하며 두려워 하는 사람에게 먼저 찾아오는 마음으로 부터의 병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나는 직업상 여러 고객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만나는 손님들마다 대개 한결같이 “도대체 이 불경기가 언제쯤 끝나겠느냐?”하면서 답답해 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 묻는이들의 공통점은 “불경기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무슨 살아있는 괴물”이나 되는 것 처럼 진저리를 하고 두려웁기만 한 불가항력의 존재로 생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결코 불경기에 대항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승리자의 자세가 아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은 “하늘이 무너져야 솟아날 구멍도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위로부터 기분 나쁘게 잔뜩 찌프리고 꽉 조여 누르며 내려오고 있는 불경기라는 압력으로 부터 벗어나려면, 그를 두려워하여 엎드려 피하기 보다는, 과감하게 깨어 부수고 헤쳐 나아가겠다는 용기와 지혜를 찾으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

그리고 사실 웬만한 불경기는 그러한 마음가짐만 가지고 있어도 절로 물러나게 되어있다. 다음에는 각자 개인의 직업과 경제적인 여건에 따라 나름대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써비스 개선이라든가, 가격인하 등, 경영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우리 미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먼저 보다 더 많이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도록 각성하고 실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요즘 불경기 불경기하며 많은 미국 국민들이 정부를 원망하고 지도자들에게 불평을 토로하지만, 미국 국민들이 이제까지 자행해 온 소비행태를 보면, 나에게는 이 모든것이 “자업자득” 내지 “인과응보”같은 느낌이 더 많이 든다. 대부분 미국사람들의 집안에 미국산 제품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자동차를 비롯하여 모든 가전제품은 물론이요, 각종 옷들과 내복이나 양말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숟가락과 젓가락 그리고 이쑤시개마저도 외국산 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경기를 탓하고 투정하는 것은 염치없는 무례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경기가 나빠질 수록 범죄도 증가하여 기승을 부리는데, 특히 시중에 “일제차가 늘어나면서 불경기도 심각해지고 범죄도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알쏭달쏭한 느낌도 없지 않다. 누군가가 “요즘 도심의 길거리에 왜 이리 범죄가 심하게 많으냐?”는 질문에 “일제 모터 싸이클을 탄 경찰이 미제차를 탄 범죄자를 쫓아가지 못해서 그렇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개인이나 정부기관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의 사용률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차제에 미국민 모두가 각성하여, 일상 생활가운데 보다 더 많은 미국산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하면 불경기란 단어도 훨씬 빨리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310)968-8945

키 한 / 뉴-스타 토렌스 지사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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