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선교하는 교회

2010-0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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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 1부 기자)

선교하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라는 말이 있다. 종교계 취재를 하다 보니 최근 어려워진 교회 살림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다름없이 선교에 박차를 가하는 일부 교회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비록 기사화되지는 않았으나 뉴욕·뉴저지 일원의 대표적인 한인 대형교회 8곳의 올 한해 살림 규모를 알아본 결과, 이들은 선교 예산을 지난해보다 늘리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평소 선교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이들 교회들의 선교 예산은 전체 예산의 약 13%에서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퀸즈에 소재한 C교회의 경우 매년 교회 예산의 평균 40~50%를 선교 예산으로 책정해 오고 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잡았다. 이 교회는 지난해까지 해 오던 선교 사업에 올해 두 가지 새 계획 ‘인도 미개척 미전도 종족 가운데 5종족을 개척하는 것’과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세계한인청년선교축제(GKYM)에서 선교사로 결신한 청년들을 양성하는 일’을 추가했다.


역시 퀸즈 P교회의 올해 선교 예산은 전년대비 약 5% 늘어난 규모로 전체 예산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 교회가 선교 예산을 증액시킨 것은 세계 각국의 4세부터 14세까지 어린이를 양육하고 교육시키는 4/14운동을 정착·확대시키기 위해서란다. N교회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선교 예산을 책정했지만 재미난 선교 사업을 올해 추가, 추진한다.대부분의 교회들이 해외에 흩어져 있는 미전도 종족을 직접 방문해 복음을 전하는 반면 이 교회는 뉴욕시 5개 보로에 거주하는 미전도 종족 커뮤니티를 직접 방문, 선교한다.

분명 이번 취재 대상에 올랐던 교회들 외에도 많은 교회들이 선교에 주력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교에 얼마만큼의 예산이 투입되느냐 보다 선교의 핵심이 본연의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이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듯 선교 역시 단시일 내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선교 부문에 대한 교회 예산 편성만을 보고 건강한 교회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없지만, 그리스도의 복음이 왜곡되지 않고 바르게 전파되는 선교다운 선교가 이뤄질 때 교회의 건강 상태가 드러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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