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모하는 한인사회

2010-0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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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

지난 2009 년 동안 퀸즈 지역에서 입건된 형사사건은 7만 1천 여건으로 그 전해의 6만 8천 여건에서 약 5% 증가 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한국인의 사건 수는 중국인들과는 달리 현저한 감소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최근에 중국인들의 사건은 거의 배에 가까우리만큼 놀라운 증가를 보였는데 짐작하건대 중국인의 인구증가가 이 많은 사건과 비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008 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중국인들의 사건을 소화하기 위해서 법원은 통역관도 늘려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반해서 한국인들의 사건은 이 한해 동안에 반갑게도 현저한 감소현상을 보였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한인사회의 변화를 발견하게 된다.

매춘 사건은 한때 퀸즈 지역에서 거의 하루가 멀다하고 한인 여성들이 체포되어 들어오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몇 해전 검찰과 이민국이 대대적인 합동단속 작전을 벌인 끝에 수십 명의 매춘녀가 체포 추방되었고 특히 이들의 보호막 역할을 했다는 혐의로 관할 경찰서의 한인 경찰관까지 체포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매춘업에 종사하던 한인들이 거의 모두가 이곳을 떠난 것으로 보이며 이후로 매춘혐의로 체포되어 오는 한인여성이 거의 없을 정도로 줄었다. 그 다음의 변화는 그 많던 음주운전 사건과 운전면허 정지 위반 사건이 거의 없어진 대에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한인들이 운전면허 정지 위반으로 체포되어 오는 사건이 놀랄 만큼 많았다. 부끄럽게도 이 운전면허 정지 위반 사건은 모든 인종 가운데 한인들이 그 으뜸을 차지했다. 이 사건의 거의 전부가 자동차의 보험료를 기일 안에 지불하지 않아 보험이 끊기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한인들의 악습중의 하나인 소위 코리언 타임식 사고(思考)로 보험료를 마지막까지 지불하지 않고 기일을 넘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전형적 한국인 습성에서 오는 사건이다.
뭐니뭐니 해도 또 놀라운 한인사회의 변화는 음주운전 사건의 감소이다. 그 동안 한인 사건의 거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체포되어 오던 한인들의 음주운전 사건이 어느 결에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한인들의 일반적 인식은 음주운전 사건이 벌금이나 물고 면허정지 정도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한인들의 안이한 잘못된 인식이 바뀌어진 것이 두드러진 이유인 듯하다.

음주운전은 전과로 기록이 남는 형사사건이며 영주권 심사에서 그 중대한 거부사유가 될 수 있으며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이 전과 기록 때문에 해외 여행에서 귀국하는 과정에서 입국을 거절당하거나 추방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이제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잡힌 것으로 보여진다. 음주운전의 이러한 중대한 결과에 관해서 수많은 경고가 있었고 각 언론계에서도 많은 계몽(啓蒙) 활동을 해온 결과로 이제 한인들의 인식이 발전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사건에서도 한인들의 발전된 인식 수준이 눈에 뜨인다. 10 여 년 전 외환위기 때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정폭행 사건이 한인 사건의 주종을 이루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불경기 기간 동안에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때 같은 가정폭행사건이 증가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놀라운 한인사회의 발전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제 한인들의 인식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한인사회의 긍정적 발전은 멀지 않은 장래에 타 인종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모범 민족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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