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쉬운 금·은·동

2010-0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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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지난 13일 한국의 이정수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부 1,500m 결승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휙득했다. 호사다마 라고 하지만, 하늘도 경천할 일은 2등과 3등으로 달려 들어오던 성시백과 이호석이 마지막 코너에서 충돌을 하면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바로 목전에서 내동댕이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기라성 같은 타국의 선수들을 제치고 금, 은, 동 메달을 나란히 거머쥐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메달 순위에만 연연한 듯한 한심한 소치로 앞서 가던 성시백을 이호석이 밀치며 두 선수가 다 나가 자빠지게 된 것이다. 더욱 속이 상한 것은 간신히 4위로 따라오던 아폴로 앤톤 오노’가 은메달을 휙득, 희비가 교차하는 희안한 경험을 맛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너무나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로 엉뚱한 일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 사람의 과욕과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오판으로 생명을 잃거나 멸문지화를 당하는 끔찍한 사례가 있음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올림픽 본연의 정신을 묵살하면서 까지 메달에만 집착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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