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요타 자동차 쓰나미

2010-0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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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자(의사)
적설량이 사상최고 기록을 내며 함박눈이 쏟아져 내렸다. 함박눈이 폭탄처럼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보스톤에서 나의 아들과 친구가 저녁 무렵 집에 도착했다. 그들은 길을 떠나면서 도요타 회사의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는 집 차고에 두고 눈길에 안전한 덩치가 큰 포드 SUV를 렌트하여 눈길을 뚫고 왔다.
미국의 도로에 홍수처럼 넘쳐흐르던 일본자동차 대신 미국 자동차들이 더 많이 눈에 뜨이게 될지 모른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미국인의 실용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복고풍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같다. 앞으로는 미국 수퍼마켓의 주차장에서 중산층 미국인들이 식료품 공장에서 대량으로 쏟아내는 수퍼 사이즈 식료품을 일본자동차 대신 미국자동차의 짐칸에 가득히 실어 나르게 되지 않을까?

눈보라를 헤치고 우리 집을 방문한 20대 후반의 마이크로 소프트 회사의 CEO인 아들친구는 밥상에 차려놓은 불고기, 만두, 김치 등 음식을 맛있게 즐겨 먹으며 도요타 파문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우리가 저녁을 먹는 중에도 TV 화면에서는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의 쓰나미의 수습과 안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미국에서 리콜 대상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이 도요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이 일어나고 있다. 두 아기의 엄마인 젊은 여인이 CNN TV에 출현해 목이 부러져 부목(SPLINT CAST)을 목에 감고 나와 눈물을 쏟아내며 악몽 같았던 도요타 자동차 사고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도요타를 몰고 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는데 언덕위에서 브레이크를 밟아도 자동차는 고삐를 잃은 미친 야생마처럼 급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달리던 자동차는 집 앞에 서있는 나무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는 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지금도 그때 받은 충격과 목의 골절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 당시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그녀가 마약이나 알코올을 복용한 과속이라고 의심하여 너무나 억울했다고 한다.


품질 완벽이라는 자부심과 오만에 차있던 도요타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과속페달 결함이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멈추지 않고 과속으로 질주하던 도요타의 상징적인 기업경영의 결함이다.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공격적인 글로벌 생산확대와 경쟁력에만 집착해왔기 때문이다.식탁에 마주 앉은 전형적인 미국기업인인 금발의 푸른 눈의 청년은 연료절약과 도요타 최첨단
기술 정수의 꽃이었던 하이브리드 차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일본 자동차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극대화시킨 섬세한 디자인의 매혹적인 일본차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 젊은 친구들은 도요타 쓰나미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제 통상 무대에서 벌어지는 마찰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

국 자동차 기업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물리자 미국식품 수입을 규제하는 보복 전으로 난타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금방 사라진다. 도요타 쓰나미가 지나간 후 다시 자금, 기술, 정보력을 갖추고 공격적인 전략으로 다시 자동차 기업의 신화를 이룩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일본의 공중곡예와 같은 현란한 몸짓을 다시 구경하게 될지 모른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강타한 도요타 쓰나미가 지나간 후 소비자들은 다시 기억상실증으로 다시 일본 자동차를 살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하원하원 에너지 상업위원회가 다음 달 초순 워싱턴에서 도요타차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토요타 자동차사장이 다음달 초순에 열리는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한다. 청문회 의원들이 쏘아대는 맹공격의 날카로운 질문과 딱딱하게 경직된 얼굴의 도요타 사장의 얼굴이 교차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미국인 소비자들의 산불처럼 번지고 있는 도요타에 대
한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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