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 자녀간 대화법

2010-0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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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식 (뉴욕가정상담소 호돌이 방과후학교 미술치료사)

대화 만큼 관계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며, 그것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대화없이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깊은 대화 없이 중요한 관계를 이루어 나가기는 어렵다. 부모와 자녀만큼 중요하며 기본이 되는 관계가 없으나 그 사이의 대화는 항상 어렵고 무언가 단절된 부분이 많은 것이 대부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화의 시작은 경청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자. 중간에 이야기를 끊지 말고 끝까지 듣고 열심히 집중하며 듣자.

중간 중간에 고개를 끄덕인다든지, 눈을 맞춘다든지 아이의 이야기에 맞는 표정을 짓는 등, 잘 듣고 있다는 무언의 표시들을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야기의 내용과 아이의 감정에 합당한 반응을 하면 효과적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것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말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조건들을 현실 속에서는 실제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중간 중간 터지는 아이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매번 집중하여 들어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따로 시간을 만들어서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 집중하기가 훨씬 쉽다.


TV가 켜져 있거나 아이의 형제가 옆에서 놀고 있다면 대화에 집중하기 힘드니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택해서 사적인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이라도 아이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그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눈에 띄게 발전될 것이다. 한 술 밥에 배부를까.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으니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자. 5분이 10분이 되고, 한 달에 한 번이 두번이 되는 양적인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잘 듣는다. 부모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소귀의 경 읽기인 경우가 많은 아이라면 혹시 아이가 열심히 이야기하는데 부모가 건성으로 듣지는 않는지 한 번쯤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경험으로 배운다. ‘잘 들어라’라고 100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1번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며 긍적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킨다. 아이는 부모를 비추는 거울이다. 열린 대화만큼 아이의 신뢰를 얻는 좋은 방법이 없다.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그러나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설명하고 이해하고 질문하자.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마음이 대화의 시작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적극적인 대화의 시작이 없겠다. 이러한 의미있는 대화들이 부모와 자녀간의 의미있는 관계의 포석이 되어 풍성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훌륭한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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