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성공의 비결

2010-0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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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인생에서 성공의 비결은 좋은 학교에서 학위를 얻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유럽의 여러 자수성가한 정상급의 남녀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것은 정직함이 학위 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정직함 속에는 말없는 힘이 있고 덕행과의 비결이 있고 그 속에는 도덕적인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의 학자 토마스 핸리 헉슬리는 ‘진실성이 도의의 핵심이다’ 라고 하였고 J. 레이는 ‘정직한 사람의 말은 그의 수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런데 요즈음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정직’
이 다 어디갔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 전반에 오염된 모든 부패나 각종 비리들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정직함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다. 지도층에서 말단까지 이르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의 SAT시험지 유출,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한 어깨탈골, 다단계 사기, 횡령 등이 그것을 말해준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보다 더 빨리 가고 남보다 더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심에서 야기되는 결과이다. 권력이든 돈이든 가진 자만이 대우받고 살 수 있는 한국의 전형적인 승자독식 사회
에서 오는 고질적인 병폐인 것이다. 이러한 흙탕물이 우리가 사는 미국 이민사회에도 소리없이 오염돼 커뮤니티 물을 흐리는 사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민사기, 계사기, 심지어는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교에서 까지 사기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한국에서 배운 잘못된 기본을 미국에서 까지 모방한다면 그는 인생의 실패자요,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없다. 한국이나 한국인, 한인사회에 대한 이미지도 깨끗하지 못한 나라요, 인종이요, 커뮤니티로 볼 것이 틀림없다.


미국사회가 가르치는 진정한 승자는 정직하게 열심히 노력하며 삶을 한발, 한발 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루아침에 빨리 빨리 이루어지는 권력이나 부자는 없는 것이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속임수를 쓰거나 남을 기만하고 살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적당히가 안통하고 거짓말이 안 통하는 게 미국사회이기 때문이다. 한번 거짓을 행하다 들통 나면 그 딱지가 끝까지 따라붙어 이민국이건, 은행이건 발붙이지 못하는 건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미국은 사람관계든 서류든 직장이든 정직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는 나라이다. 다이렉트 마켓팅 사업 몇 년 만에 미국 본사에서 세계 1위의 실적을 올린 일본의 마쓰이 히로미치가 쓴 ‘젊은 부자의 심플한 성공법칙’에서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을 정직으로 꼽는다. 그는 재능을 믿기보다 정직하게 삶을 훈련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임을 역설한다.

미국에 이민 와 어렵사리 세탁소를 하던 사람중에 고객이 맡긴 옷 속에 들은 거액의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어 그에 관한 기사가 뉴욕타임즈에 나가자 한 항공사 간부가 와서 700명이나 되는 종업원의 세탁물을 맡기겠다고 하여 졸지에 이 조그만 세탁소가 대형세탁소로 탈바꿈하게 되었다는 일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성공한 1300명의 유명기업의 중역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설문대상의 71%가 사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직성을 꼽았다고 한다. 슬쩍 슬쩍 남의 눈을 속이며 비즈니스를 하거나 정직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새겨 두어야 할 덕목이다. 정직함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없이 성공한 기업가나 위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바다.

사람들이 때때로 정직하지 않고 적당히 거짓말을 하거나 술수를 쓰는 것은 정직함이 우리에게 주는 이익을 모르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얕은 수의 머리굴림이 아니라 정직함을 실천하는데 있는 것이다. 하늘은 정직한 자를 지키고 신은 정직한 사람의 마음에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고 정직만큼 값진 유산은 없다. 그리고 오늘의 정직함은 내일의 성공을 가져온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치않는 고전에서 제시하는 교훈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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