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력설, 공휴일로 제정해야

2010-01-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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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식(전 플러싱한인회장)

차이니스퍼레이드가 따로 없는 뉴욕에는 자랑스러운 코리언퍼레이드가 있다. 음력설을 차이니스 뉴 이어라고 착각하는 무지한 중국인들은 플러싱지역에다 차이니스퍼레이드 하나쯤을 고정시키고자 했었다. 지금은 명분 있는 퍼레이드로 발전했지만, 한인사회참여는 소수의 단체와 몇몇 교회의 성의를
제외한 일반동포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행렬을 구경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계는 숫적으로나 규모면에서 해가 더해 갈수록 축제분위기를 물씬 풍겨가고 있다.

음력설퍼레이드를 효과적으로 치르기 위해 전문성을 필요한 것은 필요불가결한 사안이지만, 소수인사의 애착과 의욕만으로는 소기의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없다. 문제는 음력설을 명절로 기리고, 즐기고자 하는 우리문화 풍습에 대한 참된 의미를 아는 것과 이에 걸 맞는 참여의식이다. 행사장에서 떡국을 얻어먹으려고 난리를 친다면 최소한 한복이라도 입고 설쳐야 한다는 말이다. 경제가 오리무중으로 가는 미국 속의 한인사회에서 남이야 어찌되었건 오직 자기가 먹고 입는 것만을 행복으로 여기는 동포들이라도 앞뒤가 맞게 살아가자는 얘기다.


우리한인들은 아들딸의 생일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민족고유명절이나 문화유산을 기리는 따위에는 큰 관심을 갖지 못한다. 미국에서 양력음력 따지다보니 헷갈린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문화는 우리의 것을 스스로 지켜가면서 살아가야 후세들에게도 나중에 할 말이 있고, 불평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미국 땅에 전승시키기 위해 음력설의 공휴일제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더불어 음력설이 우리 자녀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평소에도 준비있는 가르침과 학교를 통한 홍보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에 앞서 미국관공서와 일반 미국인들에게까지 잘못 알려져 있는 차이니스 뉴 이어에 대한 오류까지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우리고유의 새해 첫 명절, 음력설은 글자 그대로 루나 뉴 이어 (Lunar New Year)지만 미주한인동포들에게는 마이 루나 뉴 이어 (My Lunar New Year)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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