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훈훈한 양심

2010-0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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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순(롱아일랜드)

지난해 12월, 운전중 차가 갑자기 길에 서 버려 토잉시켜 미국정비소로 가보니 6천여 달러를 내라는 견적이 나왔다. 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자동차 뜯은 값 900달러를 내야만 차를 준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고치고는 2주 동안 타고 다니는데 다시 차가 이상해졌다.

영수증을 갖고 쫓아가 얘길해도 이번에는 또 다른 곳을 지적하며 돈을 더 요구하였다. 할 수 없이 다른 정비소를 두 군데 더 가보니 2천 달러씩을 내라는 거였다. 고민 끝에 다른 한 정비소로 차를 가져갔다. 그곳에서 차를 체크해보더니 같은 문제이니 자기네가 싸워보겠다며 차를 가지고 갔다. 영어가 서툰 동양여자에게는 무조건 돈만 요구하더니 정비소에서 대신 싸워주니
꼼짝없이 고쳐주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며칠 후 이 한인 정비소에서 자동차를 다 고쳤으니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자기네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또 문제가 생길 경우 자기네가 다시 싸워주겠다며 염려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인심, 이런 양심은 미국에 몇 십년을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훈훈한 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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