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인생에서 만나는 골리앗

2010-0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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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경 (뉴욕 가정 상담소)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거인과 같은 골리앗을, 고작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다윗이 물맷돌 다섯 개로 넘어뜨려 승리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보통 약자와 강자의 대결을 상징할 때, 이 다윗과 골리앗의 비유를 든다. 어린 다윗이 속한 이스라엘 군대 앞에 블레셋 군대의 선봉장 골리앗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넘지 못할 산과 같은 강자였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낙망하고 절망하는 것 이외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리 인생에서 우리를 낙망하고 절망하여 나를 주저앉게 만들어 버리는 인생의 장벽 골리앗은 무엇일까. 가정의 불화로 인한 고통과 절망. 물질의 어려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와 질병들. 내 남편과 내 아내, 그리고 내 자녀들. 그 밖에 여러 가지 것들이 나의 인생의 골리앗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나 스스로의 힘으로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문제들, 크게만 보이는 내 인생의 골리앗 앞에서 사람들은 우울증이라는 깊은 절망에 빠지거나 낙담하며 세상을 비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내 인생의 골리앗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때때로 누군가는 인생을 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도 드는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었느냐 하는 것이다. 모두 다 알고 있듯이 바로 약자라고 조롱 받던 다윗이었다. 누군가는 다윗이 운이 좋았기 때문에 우연히 골리앗을 이긴 것 뿐이지 현실의 삶에서는 골리앗을 절대로 다윗과 같은 약자가 이길 수 없노라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다윗에 관하여 한 가지 간과되어진 부분이 있다. 다윗은 오랜 시간 최선을 다하여 양을 치며, 자신의 양을 사자와 곰과 같은 짐승들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헌신과 노력을 다하여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여 살아온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골리앗 앞에 선 것이 아니었다.


물론, 세상이 보기에는 하찮은 그저 양을 치는 자였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 쌓였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하고 만난 짐승과 같이 덤벼드는 골리앗 앞에서 자신있게 물맷돌을 던질 수 있었고, 그 물맷돌이 자신의 양을 헤치는 짐승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골리앗에게도 명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인생의 모습은 어떠한가. 커다란 골리앗 앞에서 그것이 내 앞에서 없어지지 않는다고 낙망하며 눈물만 흘리고 있는가. 아니면, 다윗처럼 당장 나의 눈에 어떤 해결점이 보이지는 않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면서 골리앗에게 물맷돌을 던지게 될 순간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도 없이 많은 골리앗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그저 낙담하고 주저앉는다면 우리의 인생은 괴로움과 고통뿐일 것이다. 다윗의 물맷돌이 골리앗에게 명중했을 때 거대한 산과 같은 골리앗은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우리가 두려워하고 낙망하는 문제들 또한 지금 나에겐 너무나 크게 보이지만 작은 바늘 하나로 사그러져 버리는 풍선과 같은 존재일 수 있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낮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며 준비된 다윗이 세상의 큰 자, 골리앗에게 승리하였음을 기억해 보자. 당신은 낙망하며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 문제 앞에 한탄만 하던 이스라엘 군대가 되겠는가, 아니면 그들 앞에서 자신있게 물맷돌을 던진 다윗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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