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선택, 결정 그리고 만남

2010-0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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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인생의 길이란 단 한 번밖에 없는 길이다. 태어날 때부터 인생은 시작되어 죽을 때까지 외길로 치닫는 것이 인생이다. 외길이란 단 하나의 길을 뜻한다. 하나의 길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가지고 자신과 싸우며 죽을 때까지 가야하는 길을 말한다. 자신과의 싸움은 치열하다. 순간순간을 선택하고 결정지으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순간의 결정이 잘못되면 평생 헤어 나오지 못할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한다. 한 번 구렁텅이에 빠지면 그곳에서 나오는 데는 수 년 혹은 수 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아니, 평생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 반면, 순간의 선택과 결정이 옳다면 그 인생은 승승장구 평생을 복되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 선택과 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는 만남이다. 사람은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야 한다. 그 중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은 부모다. 자식이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인생의 길은 달라질 수 있다. 부모와 자식사이의 만남은 선택이 아니다. 부모도 자식도 서로 선택할 수 없다.
부모와의 만남은 선택이 아니라 하늘이 맺어준 천연이다. 인간이란 부모 없이 태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모를 만나 태어났어도 그 사람의 인생은 복된 것이다. 한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기에 그렇다. 부모와의 만남은 어릴 때엔 부모의 덕은 좀 보겠지만 장성해서는 자신이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해야만 한다. 부모를 잘 만났어도 생을 다 살아보지도 못하고 비극적으로 마감하는 인생도 있다. 얼마 전에 죽은 존슨 앤 존슨사의 상속녀만 보더라도 그렇다. 케이스 존슨은 30에 생을 마감했는데 죽음의 원인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 년 전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한국 제일의 재벌
막내딸도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식들은 부모의 좋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하늘이 맺어준 천연인 부모와 자식사이의 만남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의 선택과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부모 다음에 만나는 사람은 스승이다. 어느 스승을 만나 어떻게 교육을 받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한 인생은 성공자 혹은 실패자로 낙점될 수도 있다. 스승이란 반드시 대학의 교수만이 스승은 아니다. 유치원, 초등학교의 선생도 스승이다. 아주 어릴 때의 스승이 가슴에 심어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 한마디가 평생을 간다. 좋은 스승 밑에서 좋은 제자들이 양성된다. 요즘 학교 교육의 추세가 기계적으로 돈만 버는 사람을 양성시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승을 만나 순간순간의 선택과 결정의 방법론을 배우며 인생은 성장한다. 성장기를 거쳐 청년기가 되면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인연으로 만나는 배우자다. 배우자를 잘 만나야 가정이 기를 핀다. 가정이 화목해진다.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여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과의 만남은 하늘이 맺어준 천연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인생이다.배우자의 선택은 한 인생의 후반부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이 여기서 결정 나기도 한다. 한 배우자를 만나 한 평생을 같이 가는 부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첫 번 배우자의 선택이 잘못되어 헤어진다. 그 다음 선택하여 여러 번 결혼하는 인생도 있는 반면에 홀로 사는 경우도 있다.

인생을 사는 동안 필요한 만남들의 인연은 또 있다. 선후배다. 친구다. 동료다. 직장에서는 상사요 주인 등등이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담지도자가 되어줄 수 있는 성직자도 그에 포함된다. 자신의 문제를 다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좋은 친구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행복한 인생을 산다 할 수 있다.
우울한 소식이다. 아이티에서 지진이 발생해 십여만명이 죽고 수백만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다. 그들을 돕기 위한 만남도 우리는 선택하여 결정할 수 있다. 월드비전과 한국일보가 함께 벌이는 아이티 돕기에 동참하면 된다. 순간순간을 선택하여 결정지으며 살아야 하는 우리네 인생길. 아이티를 돕는 일을 선택하고 결정하여 좋은 일 한 번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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