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에 바라는 세가지 소망

2010-01-16 (토)
크게 작게
이경희 (교육가/수필가)

2010년 1월2일, 토요 새벽 예배를 마치고 나도 모르게 곧장 뉴져지 오버팩 공원으로 달려왔다. 요즈음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사람들의 발길이 한산하고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다. 몇몇 사람들이 맨손 체조 할 수 있도록 몇가지 운동기구가 마련된 공간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조금 더 가노라면 동물 애호가들이 자기 애완동물, 특히 개들을 데리고 모이는 장소가 있는데 그곳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또 그 옆으로는 호수가 있고 오리들이 호수에서 물놀이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물이 꽁꽁 얼어있어서 얼지 아니한 가운데 부분에서 옹기 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퍽 귀엽다. 길을 따라 연도에 서 있는 나무들은 그 옛날의 찬란했던 녹음과 그 화려했던 위용을 찾아 볼 수 없다. 하기야 나무들의 이 긴 휴식과 폭한 속에서의 인내는 봄을 준비하는 최상의 기간이고 지혜이리라.

기축년을 보내고 경인년 새해의 두 번째 날이었다. 사실 인류가 생각해 낸 것 가운데 가장 현명한 것 중의 하나가 있다면 시간을 갈라서 구분지어 놓은 것이다. 하루를 24시간, 한 달을 30일, 1년을 12달로 정해 놓은 그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는 사람 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묵은 해나 새해가 그날이 그날이라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털어버릴 것은 털어 버리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새해를 맞을 수 있어서 참 좋다. 21세기의 첫 10년은 이미 역사 속으로 흘러가 버렸고 이제 희망찬 2010년이 밝아왔다. 새로운 꿈과 새로운 소원을 생각할 수 있다. 내 개인과 가정과 나라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꿈과 소원을 생각해 본다.


안분지족의 가난한 삶을 사는 내 개인의 소박한 바램 외에 나에게는 세가지 간절한 소망이 있다. 이 사회의 어떤 분야보다도 뒤쳐진 정치 분야가 바뀌는 것을 새해 첫째 소망으로 삼고 싶다. 무지와 억지, 몰상식과 몰염치가 통하는 국회의 난장판이 아닌 화해와 소통의 국회모습을 그려본다. 두 번째 소원은 교육의 정상화 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해결책이 될 것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으나, 교육이 한없이 비정상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때문에 올바른 괘도로 진입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꼭 바꿔져야 할 분야가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늘 바꿔볼려고 애쓰지만 그것이 잘 안되어서 나의 고집과 아집을 떨치지 못하고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삶이 안타깝기만 하다. 새해에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 보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이 광장을 세바퀴 도는 것이 다 끝났다. 문득 내가 좋아해서 즐겨보는 한국의 예능프로 ‘세바퀴’가 생각났다.
그렇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quize)의 세바퀴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문제(question)의 세바퀴를 생각하면서 이 공원 둘레를 세바퀴나 돌았나 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