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리운 고향

2010-0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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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연(프린스턴)

필라델피아시의 중심에 있는 아름다운 명건축물 시청사 꼭대기에 퀘이크 교도였던 윌리암 펜의 동상은 자신이 떠나온 먼 고국땅 영국을 향해 외롭게 서 있다.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고 아니 고국을 떠나온 모든 이민자들의 모양이 아닐까 싶다. 나도 35년 전에 많은 친지들과 영영 못보게 될지도 모를 이별을 하면서 서로 많이 울면서 떠나 온 고국이다.

나의 남편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한분 뿐인 형님마저 억울하게 잃고 원망스런 땅을 그리며 울적할 때면 바닷가에 가서 먼 고향을 바라본다.
젊어서는 바다 넘어 먼 곳을 동경하고 해외의 번역물과 문물을 경험하고 해외여행에 많은 것을 투자했던 우리 부부도 나이가 드니 이제는 돌아서서 고향을 바라 보고 고국 방문도 하고 한국서 오는 소식에도 민감해진다.

우리의 회귀본능은 육신의 고향 뿐 아니라 영원히 돌아가야 할 영혼의 본향을 바라보도록 창조주가 우리 속에 심어 주셨다. 돌아 가야 할 곳의 확신은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서 희망과 위로와 새로운 삶의 각오로 우리의 삶에 최고의 가치를 채워준다. 이것은 모든 믿는 자들이 누리는 축복이고 혜택이다.남은 삶을 보람 있게 살기를 다짐하며 다가오는 새해를 용기있게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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