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나눔-많을수록 좋다

2010-01-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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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영하로 몹시 춥다. 한파가 몰아치면 거리에 떠도는 홈레스나 배고픈 사람들이 어느 때 보다 생각나는 시기이다. 특히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요즈음엔 기온까지 급강하 하면서 살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이웃이나 주변의 따스함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때다. 조그마한 보살핌과 관심, 사랑은 어려운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좌절에 빠진 사람들의 지친 삶에 한가닥 희망과 용기, 그리고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힘으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 협회가 해마다 겨울이면 뉴욕의 홈레스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옷 나누기 운동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이 협회가 매년 실시해온 이 운동은 영하의 추운 겨울, 한파를 녹이는 훈훈한 미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는 8일 브루클린 보로청에서 사랑의 옷 나누기 전달식을 갖고 겨울옷 1500점 정도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것은 단일인종 그룹으로는 최대의 규모 물품기증으로 세탁관련 단체로서는 이 협회가 유일하게 매년 이와 같은 규모로 기부를 해 왔다는 것이다.

이 운동은 지난 1989년부터 본 협회의 김시용 회장이 개인적으로 해오던 것을 이제는 협회가 넘겨받아 매년 해오고 있다 한다. 얼마나 따스하고 아름다운 운동인가. 회원들이 마음에 사랑을 담아 기증한 옷들은 이제 뉴욕시 일원의 각 쉘터에 기거하는 홈레스들에게 전달돼 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다. 이웃사랑, 나눔의 정신은 바로 이런 것이다. 꼭 큰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고 사랑을 나누려고 생각만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물질이든, 마음이든 봉사든 할 수 있는 것은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주위에 많다.

우리는 미국사회, 한인사회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다. 내가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자면 다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이 필요하다. 나만 잘 먹고 잘살려고 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다. 내가 잘 되려면 이웃이 잘되고 커뮤니티가 잘 되고 국가가 잘 됐을 때 가능하다. 혼자만 잘 되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고이다. 지금과 같이 날씨가 춥고 경제가 어려운 때는 나눔의 정신이 어느 때 보다도 요구된다. 한인들이 이 겨울에 나눔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강추위,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한인사회를 훈훈하게 녹여주는 미담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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