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가장 부러운 사람들

2010-0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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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들 중의 하나가 화를 절대로 안내는 사람이다. 또 하나는 절대로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학대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화도 나고 그러는 거지, 어떻게 화를 안내고 살아갈 수가 있겠냐”고 할 것이다. 사실 화를 내는 것은 선천적인 면이 있고 후천적인 면도 있어 단순하게만 다룰 수는 없다. 선천적인 면은 부모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이었을 때 해당된다. 후천적인 면은 부모는 화를 안내는 온순한 성격이었는데 자신은 부모를 닮지 않고 화를 잘 내는 것을 말한다.

억울한 일,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화를 안내고 그저 묵묵히 고개 숙이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그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내적인 교양이 쌓여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란 다른 말로 더러운 성질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 있
다. “그 사람 성질 한 번 더럽네!”라고. 화는 모든 잘못되어지는 일의 근원이 될 수 있다. 특히 부부지간에서의 화내는 일은 큰일을 자초할 수 있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큰일이란 갈라서는 것, 즉 이혼까지 갈 수 있다. 조금만 참고 화를 내지 않아도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이 화를 내면 몸 안에 독소가 생긴다고 한다. 독소는 사람의 몸에 해롭다. 건강해 좋지 않다. 반면 사람이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면 몸 안에 좋은 것들이 생긴다고 한다. 건강에 아주 유익하다. 이런 것을 알면서도 화를 내게 되는 경우는 종종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화를 내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을까. 성인군자라도 돼야 하지 않을까. 아니다. 선천적으로 울컥하는 성질을 대물림했다면 독서와 정신수련 등을 통해 수양을 쌓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후천적으로 화를 잘 낸다면 상담 등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말은 그렇다지만 정말 화 안내고 매일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쉽지가 않다. 화를 안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있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죽이는 방법이다. 쓸모없는 자존심을 죽이는 길은
자기를, 즉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누구를 만나든, 무슨 일을 하든 겸손한 마음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자기를 비우는 길 중의 하나다. 또 한 가지 길이 있다. 절대로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학대하지 않으며 사는 방법이다. 이런 사람들은 매사에 긍정적이며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에 충실하고 내일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길이다.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쓸모없는 자존심을 갖는 것 하고는 틀리다. 자신감을 갖는 것은 용기를 갖는 것이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화를 불러 일으켜도 자신감을 갖고 매사를 좋은 쪽으로 생각해 살아 나가는 것은 자신에게 유익이다. 또 주위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니 일거양득이다.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뚫고 나갈 길은 반드시 있다. “궁 즉 통”이다. 궁할수록 통할 길은 있다. 자기 자신을 비하해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 길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또 “나는 왜 이리 못난 사람인가”라며 자기 자신을 학대하면 그 길은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만사가 인사”라고 모든 일은 다 사람이 한다. “나도 사람이니 할 수 있다”라고 굳게 마음먹고 길을 찾아야 한다. 어떤 경우,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 좌절하거나 낙망과 낙심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일어서기가 힘들다. 좌절과 낙망과 낙심은 자기 자신을 너무 비하하거나 학대하는데서 부터 시작된다. 잘 나가는 남들과 비교해 볼 때 자기 자신은 별것 아니게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자신은 자신이다.

화 내지 않는 사람.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화 낼 일이 있어도 그냥 빙긋이 웃고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부럽다. 역경에 있어도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학대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어 나가는 사람도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인생 길어야 80, 90인데 즐겁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화내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 모두 이민생활의 승리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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