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취직을 위한 면접

2010-01-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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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학교 경제학 교수)

미국의 금융, 건설, 자동차 산업 등 대기업들이 얽힌 경제침체로 시작이 된 ‘대 불경기(Great Recession)’는 이미 3년째 접어들었다. 이것은 1930년대의 실업률이 24.9%까지 올라간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의 곤경이다.2010년 새해가 밝았는데 6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금년에는 경기가 회복되기를 염원하고 있는 여론을 보아도 실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가 있다. 평균 4~5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를 받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직이 잘 안되어 상환지불을 못하는 실정이다. 비록 취직은 되었지만 감원에 따라 직장을 잃은 대졸자도 10%에 달하는 실업자의 대열에 포함되어 버렸다. 따라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이력서를 수없이 보내고 면접통지가 오기를 고대하는 심정인들 오직하랴. 여기서 전문가들이 취직면접에서 피하여야 하는 것 중 아홉 가지 제안을 뽑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면접할 때 먼저 일하던 직장의 고용주에 대한 불평이나 나쁜 평을 하지 말라고 권한다. 아직도 노여움이나 눈물이 날 정도로 실망하는 표현을 보인다면 새로운 고용주에게 역시 이 사람은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주게 마련이다.


(2)새로운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이나 임무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취직만을 위한 인상을 보이지 말 것. 고용주는 면접자가 얼마나 적극성과 열성이 있는가를 기대한다.

(3)어려운 고비를 당면했을 때 유머(Humor)나 인간성, 그리고 원만히 사태를 타개해서 일을 잘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아니하는 성격. 너무 피동적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4)남보다 무엇인가 뛰어난 재능, 기술, 지도력 등 여러 사람이 모인 직장생활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때 승진의 첩경이 된다. 일찍 세계적 문호 세익스피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을 지적했었다. 즉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의 소유자,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성격.

(5)새로운 기회를 만났어도 과거의 경험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이 되지 말라. 면접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적극적으로 회사를 위하여 한 걸음 앞장서서 생산성을 올리고 새 직장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라고 권장한다.
(6)어떠한 질문에도 충분히 사전의 공부와 준비를 소홀히 하는 사람. 그저 적당히 답을 하면 되려니 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미리 집에서나 친구들과 함께 질문에 대해서 반듯하고 옳은 대답을 힘차게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약이다.

(7)자기가 가진 지식, 능력, 기술, 경험 등을 솔직히 말하지 않고 너무 과장해서 허풍을 떠는 일. 미국인들이 일상 잘 표현하는 말을 빌린다면 ‘능히 씹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물어뜯는 욕심’을 버리라는 권고이다.

(8)복장, 말투, 심지어 위생 등에 무관심한 사람. 어떤 경우에서나 항상 ‘첫 인상’이 가장 중요하다. 취직을 염두에 둔다면 여러 가지 세심한 개인의 몸가짐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9)말끝을 흐리거나 자신있게 대답을 하지 않는 성격. 물론 걱정과 불안도 있고, 회사의 여러 상사들 앞에서 ‘시험’을 치루는 것이 면접이다. 요즈음처럼 복잡하고 인터넷 등 정보의 홍수 시대인 만큼 개인이나 회사로나 안건의 결의는 시간이 걸린다. 초초한 심정이 되더라도 침착하고, 조리있게 면접을 마치도록 노력하라는 결론이다.

지난 43년간 대학에서 가르치는 동안 유학오는 한국학생들에게 ‘고국의 미풍인 겸손을 유지하되 취직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자기 소신과 자랑’을 아끼지 말라고 권한다. 물론 교만하라는 뜻은 아니다. 비록 어려운 고비이지만 취직시험과 면접에 합격돼 활기차게 생활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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