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야기/ ‘한해를 돌아보며’
2009-12-26 (토)
곽동현
세일즈만 십수년동안 해온 필자는 이맘때가 되면 가장 바쁘다. 한해동안 고마움을 주신 고객들과 거래처 지인들에게 열심히 성탄카드와 새해인사를 해야하고 또 일년간의 실적을 정리해서 분석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몇 주동안 2009년 클로징한 파일을 정리 분석하며 올해의 모기지 움직임이 어떠했는지 또 내년엔 어떻게 될지 전망해 보게 되었다. 이번 해의 마지막이 되는 이번 칼럼엔 한해동안 진행 되었던 모기지 융자의 특징을 짚어보도록 하겠다.
1. 낮은 이자
필자의 경우 주택 시장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2006~2007을 대비해서 올해 2009년도의 클로징 건수와 볼륨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것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었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 기준으로 2009년 상반기에는 6%초반대를 시작으로 계속 내려간 이자는 2009년 중반부터는 5%아래까지 내려가 주었다. 정부에서 주도한 이 낮은 모기지 이자가 주택시
장 전체를 덮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내년까지도 이런 낮은 이자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낮은 이자는 융자를 얻는 본인들은 수혜를 받으나 그것이 30년 동안 시장에서 존속함으로 낮은 수익이 전체 경기를 침체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모기지 채권을 구입해서 내려놓은 이자라 곧 그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2. 주택가격
올 한해를 돌아보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주택가격이다. 작년 또는 2~3년전 대비해서 주택가격이 전체적으로 10%이상 내려 간것 같다. 주택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지불하지 못해서 숏세일이나 차압되는 주택이 주변에 늘면서 부터였다. 경기 하락으로 실업율이 증가하고 낮은 다운페이먼트를 하고 구입한 주택의 모기지 페이먼트가 부담이 되었고 더구나 주택가격 하락으로 남아있는 융자 금액이 주택 시세보다 더 많다보니 모기지 페이먼트를 해야 할 의욕이 상실된 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다. 아무튼 이로 인하여 시장이 완전히 바이어 바켓으로 돌아서 올 한해동안 주택을 구입한 고객들은 뜻하지 않는 기세를 부릴 수 있었다.
3. 융자금액과 다운페이먼트
또 하나 올 한해동안 융자를 해오면서 발견된 특징은 융자 금액이 줄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구당 융자금액이 약 10만달러 정도 줄었던것 같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대세를 이룬 융자형태가 50만달러 주택에 10%다운하고 1차로 40만달러 융자받고 2차로 5만달러 홈에퀴티로 융자를 하는 식이였다. 하지만 올해는 쉽게 설명하면 구입을 40만달러로 하고 10만달러 다운하고 융자는 30만달러로 받으면서 융자금액을 거의 40만달러 넘지 않게하는 케이스가 주를
이루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세금 증빙 없이도 50~60만달러 융자를 우습게 했는데 이제는 전부 수입을 보여줘야 될 뿐더러 한달 모기지로 내야 할 페이먼트가 4,000~5,000달러 이상 된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짐인지 충분히 실감한 바이어 들은 전문직에 종사하며 수십만달러를 세금 보고를 하는 고객에 한해서 점보 융자를 얻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가급적으로 융자를 적게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다운 페이먼트를 준비 했다. 구입대비 융자금액인 LTV(Loan to Value)가 평균 70% 미만을 보여주었다. LTV가 80~90%를 차지하던 예년보단 훨씬 다운이 많이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4.재융자
2009년을 재융자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재융자를 주도한 것은 낮은 이자율이었다. 수년전 필자로 융자를 받았던 대부분의 고객 중 수입이 증빙가능한 고객은 재융자를 받았다. 거의 1~1.5% 낮은 이자로 갈아탔다. 아마 이사를 가지 않는다면 이제는 더이상 재융자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낮은 이자를 얻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재융자가 꼭 필요한 고객들에게 재융자를 해 드리지 못한 점이다. 수입을 보여 줘야 재융자가 되다 보니 비교적 적은 수입이지만 높은 크레딧 점수로 융자를 받았던 고객들은 재융자 혜택을 볼 수가 없었다. 이런 고객들이 어려움을 토로해왔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었다. 필자 고객 중에서도 노다운이나 아주 적은 다운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숏세일을 진행중인 고객들이 있다.
5.정부 주택구조 프로그램
올 한해처럼 정부에서 다양한 주택 구조 프로그램을 내놓은 해도 없을 것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낮은 이자를 고수해 준 것은 한해 동안 모기지 시장에 가장 큰 수혜였다. 그리고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지불되는 8,000달러 크레딧 또한 주택구입을 부추기는 충분한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프로그램이 전부 효과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정부에서 차압위기에 놓인 주택소유주에게 내놓은 융자 재조정(Loan Modification)카드는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의 부작용으로 일부 주택 소유주들의 의도적인 모기지 연체를 불러 오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일선 시중 은행에서 재조정 프로그램을 외면한 것이고 수입 증빙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는 막연한 재조정보다는 정부에서 높은 크레딧의 소유자들에게 비록 수입 증빙이 없더라도 재융자 해주는 카드를 융자 재조정과 아울러 선택했더라면 불필요한 연체를 막고 주택 포기 사태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6.높아진 융자 가이드라인
정말 올 한해처럼 융자 가이드라인이 많이 바뀐 적도 없었을 것이다.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연체되는 모기지를 분석하고 이런 것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조정하다보니 점점 융자받기가 까다로워지고 융자심사 시간 또한 길어지게 되었다. 예전의 어느 은행이 내세운 쉽고 빠르게(Fast & Easy Program)라는 융자도 있었는데 그 은행도 올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은행도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는데 고객은 그 추이에 따라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들 이외에도 올 한해동안 모기지 시장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침체되지 말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앞서가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
한해동안 이글을 읽어주신 고객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