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교회의 든든한 울타리될 것”

2009-11-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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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교회·사회 위해
무얼 할지 고민하며 충성
한국·캐나다·남미 등과
‘글로벌 네트웍’ 추진
작은 교회 살리기도 관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한인교회들이 무엇을 바라는가, 이민사회가 무엇을 기대하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가슴에 품고 그에 대한 답을 늘 고민하며 맡겨진 임무를 충성스럽게 수행하겠습니다.”


23일 타운 내 미주양곡교회에서 열린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40대 회장’에 선출된 이 교회 담임 지용덕 목사는 “부족한 사람을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교회들의 ‘울타리’가 되어 한인 개신교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당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3년간 교협 부회장, 수석부회장으로서 착실한 수업을 쌓은 ‘준비된 리더’인 지 신임 회장은 바울의 팀사역을 집중 연구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21세기의 키워드인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협은 우리들만의 단체가 아닙니다. 목사회, 성시화운동본부, 차세대 목회자 단체 등은 물론 총영사관 등과도 손 잡고 ‘더불어 일할 때 발생하는 파워’를 창출해 내겠습니다.”

끊을 수 없는 인연의 탯줄로 연결돼 있는 한국 교계와도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한국에서 미주 개신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로 인정받고 있는 교협의 위치를 십분 활용, 합동 강단교류 등 사업을 실시하면서 상대방의 강점을 수입해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이밖에 타지역 교계 단체들을 비롯, 미국을 바라보고 있는 캐나다, 중남미의 한인 교회들과도 연대해 세상에 임팩트를 주는 글로벌 네트웍을 형성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한마디로 LA를 2000년 전 바울이 탄생한 ‘길르기아 다소’ 같은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큰 교회는 계속 커지고 작은 교회는 더욱 힘들어지는 교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도 관심이 크다. 대다수 목사들이 오랜 피땀에도 불구, 교회가 성장하지 않아 의기소침하고 몇몇 대형교회 목사들만 스타가 되는 현실은 ‘하나님의 나라’ 전체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한 영혼을 귀히 여기고 개인적 관심을 쏟기에 유리한 작은 교회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대형교회들이 섬김에 더 적극 나서줄 것을 부탁할 계획이다.

“큰 교회들이 영어를 잘 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훈련받은 평신도 리더들을 교육간사나 이중언어 교사로 남가주 1,000여개 작은 교회에 보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최근 나성영락교회의 이중언어 교사 파송은 좋은 모범사례입니다. 모든 교회들이 잘 되는 것이 하나님의 소원이기 때문입니다.”


‘피스메이커’의 은사를 갖고 있는 그는 개신교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교회 분쟁을 특히 가슴 아파한다. 이 경우 교협 임원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므로 증경회장, 각 교단 원로, 신실한 크리스천 변호사 등으로 ‘분쟁조정 특별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그는 내놓았다.

“정말 주님을 사랑한다면, 교회를 사랑한다면 극한으로 치닫는 싸움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에 나오는 진짜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을 포기할지언정 자식을 둘로 나누라는 판결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지 않습니까.”

올해 교협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를 연 40일 금식기도, 부활 후 승천까지의 40일, 이스라엘의 광야생활 40년 등 기독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인 마흔의 나이를 맞는다. 그가 ‘에벤에셀’의 은혜로 발전하고 있는 교협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40주년 기념대회, 40주년 기념책자 발간 등의 사업을 구상하는 이유다. 8,000여 교회, 294만 교인이 속한 한국 교단 예장통합의 총회장을 맡고 있는 지용수 목사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장이 되자고 형과 약속했다”고 귀뜸하면서 궁극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한 해 동안 모든 교회들을 위해 존재하는 교협을 만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증경회장들의 자문과 기도를 받으면서 신바람나는 2010년을 만들고 싶습니다.”

미주양곡교회를 16년째 섬기면서 타운 심장부인 웨스턴과 6가에 자체 성전을 가진 튼실한 중형교회로 성장시킨 지 목사는 연세대학교 대학원과 장로회신학대학원을 거쳐 풀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았으며, 서대구 직업소년학교 교장, 대구계성고등학교 교목, 복음주의장로교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임마누엘신학대학원장, 연목회(연세동문목사회) 회장, 총회부흥전도단 미주지단장 등 직책도 맡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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