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세일, 혹은 차압으로 재산이 반 토막 난 고객이 늘어났다.
자고나면 널뛰듯 상승세를 띄 던 지난 몇 년 동안 집을 산 사람들 마음이 편치 않다.
집시세가 떨어져서 그렇고 그 중 5년 변동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답답하다.
재융자를 해야 하는데 집 감정이 낮아져 승인 받기 힘들다.
그간 미니멈 페이먼트만 낸 주택 소유주는 재융자를 받지 못해 마냥 불어난 원금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렌트로 사는 친구가 부럽기도 하다.
집을 소유하면서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비용을 애써 가정의 안정감 하나로 위안 삼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에 팔린 집 주변을 따진 후 노후까지 생각해 30% 이상 밀어 넣은 다운 페이먼트가 아까워 마냥 붙들고 있어야 할 처지가 안타깝다.
에퀴티가 많아도 단 한 푼도 빼지 않고 있다가 한두 번 페이먼트가 밀리자 이자율 갑자기 올린 높은 크레딧 카드를 갚으면서 불만을 말한다.
Grace period라고 하는 좋은 term(30days)에 다 갚지 못한 빚들이 쌓여 목돈으로 불어난다. 미국은 신용사회라 생각해 일부러 카드를 신청했다가 작은 푼돈이 모여 목돈이 되어 버리면 미니멈 이자만 갚다가 빚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간다.
한국에서 금융 불안을 보였던 금년 2~3월에 집을 산 후 지금 팔아 단 몇 달 새 몇 억을 벌었다는 여러 명의 짭짤한 인터뷰를 보면서 미국과 비교해 본다.
어느 샌가 내 가족이 편하게 거주하는 집이 투자 목적이 된 몇 년 동안 그야말로 사상초유의 매매잔치가 끝난 후 부동산에 유입됐던 자금 및 투자은행들은 문을 닫았고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부채만 남은 집들이 무성하다.
모게지 밀린 집들을 자산손실로 처리될까 당장 차압으로 돌리지도 못하는 은행의 고충이 적지 않다.
서너 달 모게지 페이먼트가 밀려도 은행에선 담당자마다 돌아가며 똑같은 전화만 녹음처럼 되풀이 한다.
“왜 모게지를 못 내는지, 언제 낼 수 있는지?” 등등 융자 조정에 해당되는 모든 서류를 여러 번에 걸쳐 다 보내줬지만 아직도 검토 중이라는 대답뿐이다.
게다가 융자 조정 부서와 차압 부서가 달라 은행마다 다르지만 융자 조정이 되는 줄만 알고 있다가 방심하면 그대로 NOD 통보가 날라 온다.
워낙 드러나는 소득에 대한 세금 추징이 정확하고 장기간이 아닌 단기로 목돈을 만들기 어려운 미국 땅에서는 반짝 부동산 투기로 돈 벌기보다 그저 자신과 가족에 충실 하는 삶에서 오는 비중을 크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이민생활이 덜 억울하고 가슴이 덜 답답하다.
융자파동으로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의 고충이 비슷해졌다.
지금 힘겨워 파산까지 했다면 또 다시 도전해 봐야 한다.
부자 생각은 끝없는 도전에 있다. 내가 뭘 잘 못 한 게 아니라, 잘 못 산 게 아니라 다만 투자를 제대로 못 한 것뿐이다.
90년 초 부동산 폭락으로 집 던지고 파산했던 그들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 재개하며 또 다른 신화를 일궈낸 이웃도 많다.
아닌 건 빨리 포기하고 새로운 기지개를 펴야 한다.
안 되는 건 없다. 다만 지금이 아닐 뿐이다. 부자 생각은 언젠가 되리라는 긍정의 힘에서 나온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도전과 선택은 늘 내 몫이다.
카니 정 /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562)304-3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