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잔 김의 인테리어 리포트 - 행복한 잠자리

2009-09-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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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의 피곤이 베개 속에 머리를 파묻는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 외부와는 다소의 단절감을 느끼며 나만의 이상적이면서도 아늑한 침실을 꾸미기 위한 몇 가지 에센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조심스럽게 침실의 컬러부터 생각해 보자. 정열적인 레드 컬러는 처음엔 드러매틱해 보이지만 아마도 매일 밤 자려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받아들이기 힘들어짐을 느낄 것이다. 대부분 침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색상 즉, 옐로, 라이트 그린, 소프트 핑크나 블루 등을 사용한다. 이렇듯 안정된 색상을 가진 침실은 공간의 아늑함과 아울러 눈과 심신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명상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침실의 색상이 정해진 후에는 커튼이나 소파, 벽지 등을 위한 패브릭을 골라보자. 요즈음 많이 선호하는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가진 투아(toile) 패턴, 자연 소재에서 오는 듯한 거친 느낌의 중간색을 가진 린넨 소재, 혹은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벨벳이나 실크. 이들 패브릭에 고운 면 소재의 sheet와 베개 커버 등을 사용함으로써 침실의 완성미는 더해진다. 좀 더 아늑하고 포근한 침실의 멋스러운 show-up을 위해 실크나 faux-fur의 쿠션이나 throw 등을 놓아 봄은 어떨까.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선 매트리스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체형을 가지고 있으며, 잠자리에서의 습관 또한 다르다. 매일, 하루의 삼분의 일을 보내야만 하는 매트리스는 그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에 따라 숙면을 위한 body-support의 기능과 느낌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기에 매트리스의 선택은 구입 전 그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반드시 누워 보고 선택하는 신중함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베개나 쿠션 등을 이리저리 고이기보다는 여유가 허락되어지면 adjustable bed를 사용하여 상체를 15도 정도 높여준다면 위산역류나 피곤함을 풀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잠자리 옆, 자그마한 나이트 스탠드 위에 몇 권의 책이나 잡지를 놓아 잠을 청하기 전에 가벼운 독서의 여유로움을 가져 보자. 이 때에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자유로운 작은 램프 또한 하나의 필수품. 새벽 3시에 일어나 목말라 하며 눈 감고 부엌을 헤매고 싶지 않다면 나이트 스탠드 위에 작고 예쁜 유리 물병과 컵, 방안의 아늑함과 센스를 느끼게 해주는 신선한 꽃 몇 송이, 침실의 은은한 향기를 더해 줄 수 있는 몇몇 양초들… 작은 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가벼운 재즈나 클래식, 혹은 자연의 소리가 담겨 있는 CD 등은 우리를 이미 행복한 꿈나라로 보내고 있지 않나 싶다.

매일 매일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의 밝고 건강한 내일을 위해 행복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만드는 호사쯤은 누려볼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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