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NIV 개정’ 한인 교계도 관심

2009-09-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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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자연스런 문장 장점
북미 번역본 점유율 30%
한인 영한 대역 수요 많아
27년만에 ‘대수술’기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영어성경인 ‘NIV’(New International Version)를 대폭 고친 개정판이 오는 2011년에 나온다는 소식(본보 2일자 보도)이 한인 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NIV의 저작권을 가진 ‘비블리카’(Biblica·구 International Bible Society)의 키이스 댄비 국제 대표 겸 CEO는 지난 1일 “영어표현 변화와 성경 연구의 새로운 성과를 반영, 2011년에 새 NIV 성경을 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수 복음주의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성경으로 1984년 결정판(초판은 1978년)이 나온 지 27년만에 ‘대수술’을 받게 된 NIV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3억부 이상이 팔렸으며, 북미에서 판매되는 수많은 영어 성경 번역본 중 30%를 점유하고 있다.

한인교회들도 주일학교와 성인 영어사역 부서(English Ministry)는 예배 순서 중 성경 봉독 등 공식적인 경우에 NIV를 사용하고 교인들도 대부분 NIV를 선호하기 때문에 새 성경 출판의 영향권 내에 있다.

NIV는 원어의 정확한 번역이라는 면에서는 NASB(New American Standard Bible)보다 뒤지지만, 보수주의를 유지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현대적 언어 감각을 살려 자연스런 구어체 문장으로 번역한 7~8학년 독서 수준이라는 장점 때문에 한영 성경을 구입하는 한인들로부터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한 교계 관계자는 “NIV 성경은 원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구어체와 문어체를 적당하게 조화시킨 것 같고 적당한 무게감도 있다”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개정된 NIV 성경이 새로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새 성경 출판은 기독교 서점들에게도 시선을 끄는 뉴스다. 조이기독백화점 박순태 대표는 “NIV가 대폭 개정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글 성경이 바뀌는 전환기에 있는 등의 이유로 성경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체 판매량의 약 4분의1을 영한 성경이 차지한다. 1세들도 한글 성경과는 달리 영어 성경은 이해가 쉽다는 이유로 많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NIV 성경이 전면 개정되어 나온다 할지라도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더욱이 새 NIV 성경이 한글성경과 대역 스타일로 묶여져 나오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비블리카는 2005년 발행된 NIV의 자매 번역 TNIV가 성경 단어의 ‘양성평등화’로 큰 논란을 빚었던 것과 관련, 더 많은 신학자와 독자들을 참여시켜 NIV의 개정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개정판 성경에 대한 감수를 보수파 성경학자들이 1965년 설립한 ‘성경번역위원회’(CBT)에 맡기기로 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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