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 모르는 게 약? 요즘은 병이 된다

2009-09-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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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붙기 시작한 로스앤젤레스 산불이 줄어들 기미가 없이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날씨도 2주 내내 전 LA가 10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산불이니 더욱 가마솥 같은 날씨가 되어버렸고, 특히 한인들이 많이 있는 라크레센타와 라캬나다 지역이어서 걱정이 한층 배가 되는데, 지난 20여년 동안 매년 일어나는 산불이 한 번도 그 산간지역에는 일어나지를 않아서, 숲이 많이 우거지고 관목과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바람에 산불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단다. 일어나라는 소매경기는 일어나지 않고 뜨거운 날씨에 더 뜨거운 산불만 일어나고 있으니, 멀리서 하늘 끝까지 솟아오르는 검은 구름만 바라보는 심사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부동산에 관한 지식을 무기로 고객을 맞이하는 직업이 바로 이 ‘부동산 에이전트’라는 직업인데, 엄청나게 많은 업무에 따른 엄청난 지식들이 당연히 필요하게 되고, 또한 이러한 지식들이 수시로 생기고 사라지면서 거의 매주 업데이트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러한 업무 지식의 습득을 잠시라도 게을리하게 되면 곧바로 고객에 대한 큰 실수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직업이 또한 이 ‘부동산 에이전트’인 것이다. 그래서 매주 한 시간에서 두 시간씩 지사별 전체 직원 회의를 갖고 본부의 강사 교수님을 초빙하여 새로 개정된 부동산 규칙과 법규를 공부하고 토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모자라는 것이 지식이요, 혼동되는 것이 법규인 터라, 몇 번이고 확인하여 정확히 습득하지 않으면 후에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올해 2009년부터 적용이 된 개정된 새로운 규정 하나를 소개해 드린다. 많은 고객들이 혼동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반, 칼럼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드리고자 하는 맘 반이다. 지금은 주택경기가 바닥이어서 좀 그렇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주택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효자 같은 부동산 법규 중의 하나가 바로 ‘Capital Gain Tax Exemption’이었다. 풀어 말하자면,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양도 소득세의 면제’ 규정이었다.


이 규정을 요약하면, ‘주택 소유주가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이 본인 거주의 주택인 경우, 지난 5년 내에 최소 2년을 거주한 것을 증명하면, 그 주택을 팔아서 차액이 남은 경우에, 그 차액이 부부 1인당 25만달러까지, 부부 합산 50만달러까지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징수를 면제 받는다’이다.

법률용어가 들어가니 오히려 혼동되니, 예를 들어 설명하자. 김모씨가 2004년에 50만달러를 주고 주택을 샀는데 2009년 현재에 시세를 살펴보니 70만달러가 되어서, 적당한 바이어를 만나 주택을 팔았다고 하면, 그 차액이 20만달러가 된다. 당연히 이 20만달러는 주택매매 차익으로 세금을 내어야 한다. 한국으로 보면 ‘양도 소득세’의 개념이 되겠다. 그러나, 김모씨가 실거주자로 지난 5년 이내에 최소한 2년을 살았다는 증명이 가능하면, 그 20만달러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특별 세금면제 혜택으로 인하여 많은 바이어들이 실 거주 목적으로 매 2년마다 집을 사고팔면서 상당한 차익, 상당한 재산을 만들었으며, 이 특별 세금면제 규정이 그 당시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에 큰 효자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 면제규정이 올해에 약간의 수정을 하였다. 즉, 지난 5년간 2년만 실 거주를 한 경우에는 부부 1인당 25만달러까지100% 세금 면제를 해 주었던 것을, 지난 5년간 2년만 살았을 경우에는 그 차액의 40%까지 면제해 주고, 3년을 살았을 경우 60%까지, 4년인 경우 80%, 5년을 넘는 경우에만 100% 세금을 면제해 주도록 내용을 수정하였다.

이러한 규정 개정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의 요청을 받아 주택을 매매 처리해 준 에이전트의 경우, 그 다음해에 셀러의 세금 보고 시 벌어질 소동에 대해서는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불을 보듯 환하게 보인다.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는 셀러와 전전긍긍하는 에이전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미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나?

모르는 것이 약인가? 절대 아니다. 머지않아 곧, 반드시 큰 우환으로 다가옴을 알아야 한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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