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말로 역경 이겨내자

2009-08-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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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우정공무원)

사소한 말이 화를 부르기도 한 혀는 무섭기도 하여 품격있는 말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바탕과 타고난 성품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나기 마련인가 보다. 사회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분들도 여과없이 품격이 떨어지는 말을 하는가 하면 국내외 전, 현직 대통령들까지도 격이 낮은 말의 사례들이 비일비재하여 임기 내내 쇠사슬처럼 족쇄가 됨을 보았다 .얼마 전 하버드 대학 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가 자기 집 열쇠가 없어 문을 부수고 들
어가다 이웃의 신고로 온 경찰을 좀 우습게 보면서 한 말이 기분을 나쁘게 해 수갑을 채워 연행된 것으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하는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 주었다. 또 이들의 사태를 보고 오바마 대통령이 ‘어리석은 경찰’이라고 꼬집어 사태가 인종문제로까지 비화될 뻔 하였다.

이렇듯 말이란 감정을 뒤끓게 해 살인까지도, 혹은 요조숙녀 같은 선의 표상도 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같이 두 얼굴 변장술의 요술쟁이와도 같다. 해학적인 우리 속담에도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말은 꾸밀 탓으로 간다.” “말 잘하고 징역 가랴” 등 품격에 맞는 말을 찾아 써야 함을 강조한 지혜들의 말이다.

retribution 또는 karma란 영어가 있다. 우리말 뜻으로는 업보 또는 인과응보에 해당된다. 말뿐이 아니라 나쁜 짓을 남에게 한다면 기필코 언젠가는 자기에게 상응한 일을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오는 말이 곱지 않으면 가는 말도 곱지 않다”라고 함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말 한마디 잘못 오고가다 보면 불경기 와중에 한인사회가 점점 삭막해져 가게 된다. 어려운 상황 일지라도 서로가 품격있는 말을 사용하여 고비를 지혜롭게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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