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른이 읽는 동화

2009-08-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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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희(수필가/세종한국학교 교감)

동화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준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우리나라 작가가 쓴 동화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집 책장에는 소공녀, 소공자, 작은아씨들, 삼총사, 집 없는 아이 등의 외국번역동화전집 50권이 꽂혀 있어서 내용을 다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펴던 아름다운 그 이야기들은 인생의 중반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내 마음 속에 생생하게 살아 가슴 떨리게 한다. 심청전, 흥부놀부전, 토끼전 등 우리나라 전래동화는 주로 권선징악의 교훈적인 내용으로 조금 더 큰 후에 읽었던 것 같다.

전래동화는 동물과 사람, 도깨비등을 통해 풍자와 해학으로 효와 형제간의 우애,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알게 한다. 아이들의 정서적인 발달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동화를 많이 들려 주고 그림책부터 단계별로 책을 많이 접하게 하면 커서도 자연적으로 책읽기를 좋아하게 된다.먼저 깨달은 사람들의 지혜와 삶의 자세를 우리는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얻고 내 것으로 수용할 수 있다. 1년 동안 책 한권도 안 읽었다는 어른도 있다.‘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영양과잉으로 우리 육신은 살쪄가면서 영적으로 빈곤을 겪는다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음식에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와 해로운 음식이 있듯, 책도 잘 못 선택하면 안보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지금 아이들은 책읽기보다는 TV오락프로그램이나 폭력적인 게임 등을 더 좋아한다. 정서불안으로 산만하고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결여된 문제성향을 치료하는 심리치료법으로 미술치료, 음악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전문지식이 없이도 가정에서 부모들이 아이들과 눈을 마주쳐 가며 꼬옥 안아주고 뽀뽀도 해 주고 사랑의 표현을 해 주는 구연동화는 아이들의 마음을 순화시키기에 가장 적합하다. 부모 자식간의 유대관계도 돈독해 진다. 어린아이들을 지도할 때 나는 동화를 많이 사용한다. 욕심을 부리는 아이, 떼를 쓰는 아이, 폭력적인 아이, 수업시간에 떠들고 산만한 아이들 모든 경우에 맞게 내용을 만들어서 들려주기도 한다.

집중이 잘 안되는 아이들은 그림이나 동영상으로 시청각교재를 이용한다. 아이들을 직접 참여시키는 역할극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른사회를 모방하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왕국을 구축한다.그 속에서 자신감을 기르고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아진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말처럼 우리는 풍요 속에 빈곤을 맛본다.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정서적으로는 더 메말라가는 사회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부모에게 교사에게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주어야 할까?

모 월간지에 ‘어른이 읽는 동화’를 연재하는 분이 있었다. 흐르는 물같이 맑고 아름다운 글을 읽으며 그 글을 쓴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순수하고 세상을 초월한 사람일까 생각했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눈 높이를 맞추어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이 사회가 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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