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태신앙을 가진 사람들

2009-08-10 (월)
크게 작게
정준영 (칼럼니스트)

태어나기 전 부터 신앙을 받아 태어남을 믿는 것을 모태신앙이라고 한다.
기독교의 신앙이라 함은 본질적으로 영혼의 구원을 의미한다. 십자가와 예수의 흘린 피로 인간의 원죄를 사하고, 구원 받음을 믿는 것이다. 그로 인한 감사함이 가슴으로 파고들어 다시, 여러 색의 샘물로 용솟음 쳐 나오는 것이다. 환경, 전통 지식 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인간의 의지와 생각을 초월하는 역사를 믿음이 신앙이다. 그러나 창조자가 인간을 창조 할 때, 인간 스스로 선택을 취하는 자유 의지를 준 이유는 각자 스스로 그 앞에 나아 오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믿음과 자신의 믿음과는 별개라고 성경에서 조차도 말한다. 선지자의 아들들이 타락하여 신의 진노로 죽어 갈 때, 신은 그들의 죄를 부모의 믿음으로 상쇄시키지 않는다.모태신앙이라는 것은 그 아이의 부모가 그 아이의 믿음을 위해 교육하고 본이 되고 기도하겠다는 서약일 수도 있다. 믿음은 부모나 다른 누군가가 대신 낼수 있는 한 푼의 보험료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앙속에 있는 부모나 그 안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이나 심각하게 생각해 보
아야 할 문제다.


평생을 모태신앙만을 위안 삼으며 살아가다가 결국 한번도 신의 가슴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 그 삶은 신앙과는 상관없는 것이 아닐까.
자녀를 위해 전심으로 기도해야 하는 것은 믿는 자들의 의무이다. 그 의무가 온전히 이행되면, 그 기도의 응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 속에서 태어난 아이의 축복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모든 축복이 그렇듯이 그를 받는 당사자가 거부하면 많은 경우에 그를 누리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형식 뿐인 모태신앙 속에서 신앙을 가진 것으로 착각한다. 그런 생각은 믿음의 길에서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다.

몇대 째 목사 혹은 장로의 집안이라는 명패는 신앙의 본질과 겸손을 해치기 쉽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을 직접 만나는 길에 굳게 닫힌 대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부모의 신앙을 보고 믿음의 길을 먼저 가까이 한 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감사함으로 그 길을 달려 갈 수 있다.많은 믿음 속의 자녀들이 보다 겸손하게, 그들에게 주어진 축복을 가슴으로 감사할 때 하나님은 불신자들의 가슴을 여는 고통 대신에 그 감사함으로 그들의 가슴으로 들어 오실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