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챨리 윌슨의 전쟁

2009-08-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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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으로 묘해서, 때론 전혀 예상밖의 인물들이 전혀 뜻밖의 일을 일으켜서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과학자나 발명가들이 연구중 우연한 사고나 계기로 말미암아 전혀 뜻밖의 새로운 과학원리를 발명하거나 새로운 물질이나 기계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많이 잘 알려져 있다.

때로는 전에 중남미에서 발생하였던 축구전쟁과 같이, 우연한 시기에 발생한 조그만 사건이 발단이 되어 국가간의 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챨리 윌슨의 이야기도 우연한 기회에 벌어진 해프닝을 마침내 20세기의 역사를 바꾸는 커다란 업적으로 바꾸어 놓은 기발하고 특이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챨리 윌슨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 초까지 미국 텍사스 제2지구에서 다섯번 연속,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출신의 하원의원이다. 그러나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리 뚜렷한 업적이나 실적도 없이, 틈만 나면 그의 친구들과 라스 베가스를 드나들며 그저 주색잡기와 마약, 그리고 파티에 탐닉하기 바쁜 방탕한 챨리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스캔들이 많은 한량이었다.


그는 어찌나 많은 여인들과 섹스에 탐닉하였던지 심지어 그의 지역구에서 민원을 호소하려 워싱턴에 들른 지역구민의 딸과도 함께 호텔에 들어갈 정도로 호랑방탕 하였다. 그는 하원 윤리위원회의 위원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이 그 위원회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주색잡기에 골몰하는 하원의원들을 대변하고 옹호하기 위하여 가입하였다고 넉살을 부리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한때 미국 CIA의 하원 의원의 성향 분류라는 기밀보고서에 역대 하원의원들중 가장 무능하고 무용지물한 의원 25명중의 한명으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텍사스 제2지구 출신 연방하원의원으로 5번씩이나 연속으로 당선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의 행위나 다른 사람에 대하여 솔직하고 위선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6피트가 넘는 장신의 키에 서글서글하고 인자한 눈을 가진 미남인 그에게는 자신의 여러 결점들을 자신의 장점으로 바꿀줄 아는 솔직함과 기발함이 있었다.

챨리 윌슨에게는 죠앤 헤링이라는 금발 미녀의 정부가 있었는데, 그녀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죠지 워싱턴의 6대 증손녀로서, 텍사스주에서 6번째로 부자이며 동시에 휴스턴 사교계의 여왕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그녀는 결혼하여 남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챨리 윌슨의 매력에 빠져들어 수시로 챨리 윌슨과 만나 비밀리에 둘만의 즐거움을 나누곤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또한 철저한 반공주의자로서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을 매우 싫어하여,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맨 먼저 앞장서서 소련의 만행을 규탄하고 소련을 아프간에서 축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그녀는 먼저 자신의 정부이자 연방 하원의원인 챨리 윌슨에게 소련의 만행을 알리고, 챨리에게 아프가니스탄을 한번 방문하여 실정을 파악한 후, 도움이 되어줄 것을 요구한다. 챨리는 그녀의 말대로 아프간을 방문한 후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귀국 즉시, 아프간을 도와주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발을 벗고 나서기 시작한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역부족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CIA 내부의 이단아이며 괴짜인 거스트 아브라코토스를 만난다. 거스트는 핀랜드에서 이민온 이민자 2세로서, 당시 미CIA에이전트나 조직이 거의 모두 아이비 리그의 프린스턴 등, 일류 대학 출신자들로 전통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채워져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펜실바니아 알리퀴타 출신이었다.

그는 성실하고 유능하게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아무도 그의 노력을 인정하거나 함께 하려 하지 않고 왕따 취급을 하였기 때문에, 성격도 거칠어지고 조직내의 골치 아픈 외톨이 반항아가 되었다. 다음주에는 이 날라리 하원의원과, 골수 반공주의자이며 특이한 휴스턴 사교계의 여왕, 그리고 CIA의 괴짜 외톨이 반항아 세명이 함께 힘을 모아 종횡무진 펼쳐가는 소리없는 전쟁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계속한다.

키 한 /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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