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숏 세일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2009-08-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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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숏 세일들이 개인의 경제적인 부도덕이나 파탄때문이라고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 부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집을 담보로 은행 돈을 빌려서 썼는데 돈은 돈대로 다 날려 버리고 집을 팔아도 은행빚을 갚을 수 없을 만큼 집 값이 떨어졌으니 모두 내 잘못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은행 돈을 무리하게 끄집어 낸 집 주인의 잘못만이 전부는 아니다. 돈을 주지 못해 안달이 났던 은행 측의 잘못도 있다. 그렇다면 단지 은행만의 잘못일까? 아니다. 현대 사회의 미국 자본주의의 한 병폐가 그대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생산 중심이 아닌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 자본을 사고 팔며 거대화시킨 부의 구조 끝에 드러난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이다. 따라서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워 하거나 쉬쉬할 일이 아니다.

숏 세일의 ABC를 알아 보자. “가능한 한 숏 세일로 가지 않았으면 해요.” 에이전트도 바이어도 당연히 원하는 바이다. 바이어와 셀러만 있어도 또 양 쪽의 에이전트까지 에스크로니 타이틀이니 뭐니 뭐니 그것만으로도 복잡한 마당에 은행까지 끼워 있으니 더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고 또 보장도 없다. 그러나 현재 시장가로는 은행 빚을 모두 갚을 수 없기에 은행의 허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이것이 숏 세일이다.


시장에 내 놓기 전에도 에이전트들은 실제 집값을 안다. 그렇게 받아서 1차,2차 혹은 3차 은행의 빚을 갚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집 주인은 숏세일은 싫다고 한다. 에이전트는 진실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일단 셀러가 원하는 가격 즉 본인의 모든 빚을 갚을 수 있는 가격에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 낭비이다. 보다 허심탄회하게 본인의 에이전트와 상의한다. 고름을 빨리 터트리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가능한 한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어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면 알수록 높은 가격에 더 좋은 바이어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숏 세일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숏 세일은 한 개인, 한 가정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재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혹은 미국 경제 시스템의 한 병폐일 뿐이고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더 수치스러운 것은 상황이 나빠지고 있고 또 그것을 알면서도 집을 팔지 않고 본인과 가족과 은행에 더 큰 손실을 끼치는 것이다.

“숏세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아니다. 본인이 현재 수입으로는 페이먼트를 할 수 없음을 설명해야 한다. “Hardship Letter”가 필요하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갑자기 실업자가 됐든지, 아파서 일을 그만 두었다든지, 몇 달 계속해서 사업 매출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회생 기미는 없고, 별거, 이혼, 사망 등이다. 또한 은행이 원할 때 이를 증명해 보이는 서류들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이 없다는 증거들이라고 간단히 생각하자.

수입 대비 지출 그리고 현재 소유한 부동산 및 동산의 실태를 보여주는 개인의 재정보고서, 최근의 세금보고서, 은행 거래 내역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컨대 현재 100만 달러 은행 잔고가 있다. 그런데 “ 나 이 집 페이먼트 못해요.”라고 한다면 은행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은행과 무엇부터 시작해요?” 현재 은행 페이먼트를 매달 제대로 꼬박꼬박 내고 있다면 은행측에서는 당신의 재정 상태를 의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제로 돈을 낼 수입이 있기 때문이다. 즉 숏 세일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은행 페이먼트를 이 번 달 부터 당장 그만 둔다면 하루라도 빨리 마켓에 내놓고 바이어를 찾아야 한다. 숏 세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숏 세일에는 보장이라는 것이 없다. 은행이 어떠한 이유로든지 승인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차압을 부를 수 있다. 그동안 밀린 돈을 이자와 벌금까지 몽땅 물어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리스팅 가격을 어떻게 정하나요?” 은행의 승인을 얻는다는 점외에는 정상적인 세일과 모든 과정이 동일하다. 다만 숏 세일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고 실제 바이어가 있기 전까지는 은행과 어떤 이야기도 할 게 없다. 고작 페이먼트를 못하고 있고 숏 세일을 하고 싶고 이 에이전트와 상의하라 정도의 통고 뿐이다. 바이어를 빨리 찾으려면 바이어의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리스팅 가격을 에이전트와 상의하라. 사고자 하는 준비된 바이어의 실제 오퍼가 있을 때 비로소 은행과의 협상이 시작된다.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818)317-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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