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진정한 한류란

2009-08-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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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 2부 기자)

1996년 한국 TV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고, 2년 후 가요 수출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한류는 중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기를 표현하기 위해 2000년 중국 언론이 붙인 용어다. 이후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은 중국 뿐 아니라 타이완, 홍콩, 베트남, 타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이 같은 한류 열풍은 2000년 이후 김치, 고추장, 라면 등의 한국 식품과 TV, 휴대전화 등 한국산 가전제품 등 한국 관련 상품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후 포괄적인 의미에서 이러한 모든 현상을 가리켜 우리는 한류라 부르고 있다.
“동남아를 강타한 한류 열풍을 뉴욕에서도 일으키겠다.” 플러싱 퀸즈크로싱몰에 4개의 한국 의류 브랜드를 입점시켜 8일에 론칭 행사를 여는 마케팅회사 에바폴린 USA 로니 이 대표의 말이다.


에바폴린 USA가 중국인의 주 무대가 되어 버린 플러싱 다운타운에 중국 상권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킨 퀸즈크로싱몰에 순수 한국산과 미국내 생산 한인 브랜드를 한꺼번에 4개나 입점시켰다는 것은 가히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미국 내 샤핑몰에 한국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소를 일부 들여놓는 것만 놓고 한류 열풍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생각해 봄직하다.
에바폴린 USA가 입점시키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한국의 데님브랜드 ‘잠뱅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자주(Zha Zha Zsu)’, ‘재윤 정 컬렉션’, ‘엘루사(ELUSA)’는 모두 국내 한인들이 창업한 브랜드들이다. 단순히 한국인이 만든 상품이라는 조건 하나만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밝히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미주 한인들이 창업해 주류사회에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브랜드 ‘포레버21’, ‘트루릴리젼(True Religion)’, ‘사자(SAJA)’ 등을 우리가 한류라 부르지 않는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다.

한류가 한류인 것은 한국인의 국민적 자존심과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국가 경제력 증진에도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 세계인의 입에 자주 거론되는 용어가 되었지만 한류라 부를 때에는 적어도 한국과 한국민의 문화와 얼 등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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