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최씨 모녀 구제 참 잘된 일이다

2009-07-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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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사기로 추방위기에 놓였던 한인여성 최유정씨가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과 전폭적인 도움하에 추방에서 모면하는 기쁨을 안게 됐다. 최씨는 지난 2001년 믿었던 교인에게 영주권 신청서류를 맡겼다가 사기를 당하면서 얼마 전 당국으로부터 두 딸과 함께 추방명령을 받은 처지에 놓였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관과 김광수 변호사 및 한인단체들이 나서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탄원서명운동을 적극 벌인 끝에 최씨를 추방에서 구제하는 결실을 얻게 됐다.

본보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이후 그동안 7000여명의 한인이 이들의 탄원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 법원이 이 청원서를 받아들임으로써 이번에 추방케이스 잠정결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들이 만일 추방돼 가족이 헤어지게 된다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이 결과는 한 가정을 비극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반갑고 잘된 일이다. 최씨는 장애인인 작은 딸을 위해 미국에 큰 딸과 함께 와서 뒤이어온 남편과 같이 영주권을 신청했다. 그후 남편은 영주권을 취득했지만 최씨는 먼저 신청했던 서류가 사기를 당하면서 기록
이 잘못 돼 두 딸과 함께 추방당하는 위기에 처했던 것. 최씨의 두 딸은 첫째가 고교 11학년생이고 둘째는 인지능력이 없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들어 24시간을 돌보아야 하는 중증 복합장애인이다.

최씨는 이 두 딸과 함께 한국으로 추방당할 경우 남편과 뉴욕에서 낳은 5세짜리 막내아들과 가족이 생이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기쁜 통보를 받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바라보던 한인들도 모두 내일인양 반가워하고 있다. 이제 최씨는 그의 바람대로 미국에서 계속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큰 딸은 안심하고 학업을 시킬 수 있게 됐고 작은 딸은 장애인의 천국에서 복지혜택을 마음놓고 누리면서 보살필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첫째 딸 하은 양은 얼마 전 최고 교육학술지 발행기관인 ‘하버드 에듀케이셔널 리뷰’가 실시한 에세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만큼 재원이다.

최씨는 앞으로 가족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면서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마음껏 자신의 뜻과 희망을 펼치며 사는 일만 남았다. 가족 생이별의 걱정과 슬픔은 이제 최씨의 것이 아니다. 최씨는 이제부터 자신에게 베풀어준 많은 한인들과 미국 법조인들의 따뜻한 격려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아이들도 잘 보살펴 튼튼한 사회인으로 길러내기를 바란다. 한인사회도 이들의 앞날에 계속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최씨 가족이 이민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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