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덕방(복의 근원)-1

2009-07-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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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부동산 소개업을 복덕방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그 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어원은 잘 모르지만 매우 의미가 있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 복덕방에 도움이 필요하여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주고 덕이 되는 복의 근원이 되겠다는 그런 개념이 함축되어 있는것 같다.

전에 한국에서의 복덕방은 동네에서 가장 눈에 잘 띄이는 동네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도 대개 그 동네에 오래 살아 그 동네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며, 또 경륜이나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들이었다. 그리하여 꼭 집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네의 구석구석에 있는 좋은 점들과, 또 동네나 이웃주민들의 다정한 얼굴들도 새로 온 이주자에게 소상하게 알려주거나 소개하여, 처음 시작하는 새로운 삶에 도움을 주며, 복이 되고 덕이 되는 일들을 많이 베풀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실제로 세상을 살아보니까 복은, 받는자보다는 하다 못 해 다정하게 건네는 말 한마디나 환한 웃음이라도 먼저 주는자가 더 큰 복을 누리고 사는 것 같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복의 근원이 되어 나의 가족은 물론 주위의 친척이나 친구를 비롯하여, 범위를 넓혀 이웃이나 컴뮤니티로 넓혀 함께 나누어 가면, 그만큼 자신의 정신적 또는 영적인 삶이 더 많은 복을 누리는 풍요한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복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면 또 성경에서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리우며 동시에 복의 근원이라 불리우는 아브라함을 빼놓을 수 없다. 아브라함은 늦은 나이인 75세에 애급으로 이민을 간 이민 1세로서, 오늘날 미국에 이민와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영감과 배울점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는 애급에 이민가서는 자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본처를 왕에게 바치는 등, 그의 성격은 좀 비겁하고 쫌살스러운 면이 있었다.

아마도 이 사건때문에 그는 그후 100년의 여생을 살아가면서 그의 아내로 부터 평생토록 못난놈 또는 나쁜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생활도 그때는 그래도 되는 사회이긴 하였지만, 처음에 본처를 통하여 자식을 얻지 못하자 첩을 얻어 자식을 얻는 등, 1부1처제의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자랑할 만한 삶을 살은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도 그가 기독교를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믿음의 조상이 되고 복의 근원”으로 추앙받게 된 이유는, 아마도 (실제로 그가 그랬는지 어쨌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요즘에는 절대로 그리하면 안되는) 믿음이나 충성이라는 미명으로 자신의 자식을 신의 제물로 바치려까지 했었던 희생의 댓가를 치루면서 그의 신으로 부터 얻어낸 약속, 즉 그의 후손들이 하늘의 별만큼 많아지고, 그 후손들중에 장차 세상을 뒤흔들 엄청나게 큰 인물이 나올 것이라는 가문 대대로 지켜 전해 내려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강력한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젼을 그의 후손들에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현재 미국이라는 이 나라에 이민와서, 이 땅의 중시조로서 새로운 가문의 역사를 창시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민 1세들에게 많은 영감과 교훈을 불러준다. 비록 우리가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을 올 적에는 그저 막연하게 자녀들의 교육이나 보다 더 낳은 생활환경을 찾아 이 땅에 왔을지라도,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우리 스스로가 진작부터 새로운 땅에 건너가서 복의 근원이 되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태평양을 건너 왔다는 식의 웅장한 미래의 신화나 거대한 꿈의 전설을 아브라함처럼 인상적으로 그리고 매우 강력하게 만들어 자녀들의 뇌리에 깊이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 광활하고 웅장하며 위대한 이 땅에서 이민 1세의 개척자로서 하루하루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우리의 후세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우리 후손들의 미래에 대한 커다란 꿈과 비젼이 가장 큰 선물이며 유산이 될 것 임에 틀림없다. 우리 미주 한인 이민 1세 모두가 이 땅에서 새로운 가문을 시작하는 중시조로서, 우리의 후세들에게 복덕방이 되고 복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커다란 꿈과 비젼을 만들어 후세들에게 제시하며 살아가자.

키 한 /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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