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들

2009-07-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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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 (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성공한 사람조차도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성공이 행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성공을 만들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 중에는 행복하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는 대단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과 성공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국싱크탱크 신경제재단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발표했다. 1위는 코스타리카이며, 2위는 도미니카공화국, 3위는 자메이카 등 10위권 중 중남미 국가가 9개나 있다. 한국은 143개국 중 68위이고 미국은 114위이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나라중 하나인 부탄은 1인 국민소득이 2000년 초에 수백 달러에서 5000달러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국가는 8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산간마을까지 TV가 보급되어 딴 세상을 보게 됨으로 더 갖고 싶고 더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행복은 많은 소유에 달려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기에 너무 많은 것이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하여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한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그러나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간다. 마치 행복을 짓밟아가며 행운을 쫓아 살아간다.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부부싸움은 보통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변기 덮개를 왜 내려놓지 않느냐? 양말을 왜 아무데나 벗어 놓느냐? 등등이다. 북한의 핵 때문에 이라크에 파병을 하느냐, 마느냐로 싸움하지 않는다. 작은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쉽게 무시해도 될 것 같은 것에 시간을 두고 마음을 두어야 한다. 아무리 큰 나무도 물만 먹고 사는 것 같다. 기본을 잊어버리고 파랑새를 잡으러 떠나지 말라는 것이다. 독일의 시인 칼 부세의 시 ‘산 너머 저 산 너머’처럼 행복의 본적과 현주소는 아득한 저쪽 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이다. 다만 졸릴 때 잠을 자면 편안하지만 막상 잠을 자는 동안에는 그 편안함도 행복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뿐이다.

행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두려움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없는 것에 불평하기 보다는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작고 적은 것에 관심을 가져간다면 행복 안에 거하는 축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또 한 가지의 방법은 바로 예수를 모시는 방법이다. 그가 복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행복이라는 영어단어는 ‘happiness’이다. 이 말은 ‘옳은 일이 자신 속에 일어난다’는 뜻의 ‘happen’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이란 어디까지나 ‘올바른 일의 성과’에서 나타나고 찾아지는 것이다. 그릇된 일에 행복은 존재하지 않고 악질적인 사람과는 행복은 절대로 동거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스스
로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누리는 것이고 스스로 노력해 창조하는 성과이며 보람이지 밖으로부터 대문을 두드리며 찾아오는 운명의 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먼 데서만 구하고 찾아지는 것도 결단코 아닌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나 스스로가 행복의 화신이며 행복의 현신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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