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옥의 불길 (2)

2009-07-16 (목)
크게 작게
지난 2001년 1월 17일 새벽 지리상 미국의 정 한가운데에 위치한 캔사주의 허친슨시에서 강력한 개스 폭발사고가 이틀연속으로 세차례나 발생하였다.

바다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내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시의 지하에서 소금물에 섞인 흙탕물과 함께 개스가 터져나와 화재가 발생하고 두사람이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어쩔줄을 몰라했고 정부당국은 비상상태를 선포한 후 사고원인 규명과 함께 수습에 나선다.

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는 이 지역의 지질생성 역사와 허친슨시의 건설역사를 조금은 알아야 한다. 캔사주의 지하에는 약 2억 5천만년 전에 자연의 변화에 의해 생성된 돌소금 광산이 있다. 이 소금광산은 지하 약 2백 피트 밑에서 시작하여 두께가 평균 4백 내지 6백 피트의 두께로 캔사스주와 오클라호마 주를 넘어 텍사스주 일부까지 널리 퍼져있는 미국내 최대의 돌소금 광산이다(한반도 전체의 넓이만큼 크다).


1800년대 초에 한 사업가가 이 지역에서 허친슨 돌소금 광산업을 시작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였으며 이 회사가 허친슨시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시 담당자는 그때 소금을 캐내기 위하여 파들어 갔던 갱도를 통하여 개스가 유출되어 폭발하였음을 알아냈다. 그러나 도대체 그 개스가 어디서 부터 흘러들어온 것인지 그 원천은 아직 알수 없었다. 허친슨시의 서쪽으로 약 8마일 떨어진 광야에는 미국내 최대의 지하 개스 저장소인 야기(Yaggi) 개스 저장소가 있다. 이곳은 미국 중서부 지역에 개스를 공급하는 미국내 최대의 개스 공급처로 지하에 약 35억 갤런의 고압개스를 저장하고 있다.

1970년대 초, 토목 엔지니어 한 사람이 이 지역에 묻혀있는 거대한 소금광산에 구멍을 낸 후, 그 속에 막대한 양의 담수를 펌프로 순환시켜 내부의 소금을 녹여 낸 후, 그 내부벽면이 깨지거나 새지 않도록 기밀 보강처리를 한 커다란 호로병 모양의 지하 저장탱크를 만들어 저압용 액화개스를 저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 일대에 한개에 약 5백만 갤런의 액화개스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의 이러한 호로병 모양의 저압용 액화개스 지하 저장 천연 소금벽 탱크70개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후, 사업이 부진하자 이 저장소를 캔사스주 개스회사인 케이(K) 개스 컴퍼니에 팔았다. 케이(K) 개스 컴퍼니는 이 지하 저장소에 저압용 액화개스 대신 고압의 기체개스를 넣어서 저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압 기체개스는 저압 액화 개스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데도 케이(K) 개스 컴퍼니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크게 대처하지 않았었다.

정부 조사관들은 허친슨시에 개스 폭발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이곳 야기 개스 지하저장소에 있는 70개의 저장소 중, S-1 이라고 불리우는 한 저장 탱크로부터 엄청나게 많은양의 개스 유출이 있었음을 발견하였다.


그런데도 개스회사의 종업원들은 그것이 정상적인 소비, 또는 증발한 것 인줄로 착각하고, 회사가 지정한 정상압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개스 펌프를 계속 가동하여 압력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 유출된 고압개스는 지하의 돌소금 바위 틈사이를 뚫고 8마일을 지나, 허친슨시의 지하에 존재하고 있는 2백년전의 소금광산 갱도를 통하여 머물다가, 압력이 계속 증가하자 마침내 시내 한 복판에서 폭발하여 화재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 사고가 발생한 후 캔사스 주정부는 물론, 연방정부의 산업 안전청은 미전국에 퍼져 있는 20여개의 모든 지하개스 저장소의 안정상태를 재점검하게 되었고 안전기준도 훨씬 더 강화하게 되었다.

* 필자는 전에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란 등, 중동에서 수입한 원유를 과거에 유전이 있었던 텍사스나 기타 중부 평원지대의 폐유광을 저장소로 활용하여 저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몇사람으로 부터 듣고 믿기지가 않았었는데 이번일로 그것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310)968-8945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