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은 이루어진다

2009-07-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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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희(수필가/세종한국학교 교감)

꿈은 꼭 이루어지는가? 유치원 연령의 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남자 아이들은 주로 대통령, 장군, 경찰아저씨, 의사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한다. 여자 아이들은 간호사,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때의 꿈은 자신들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이 말하는 것에 좌우되거나 자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동경하는 것이다. 커 가면서 자아가 발달함에 따라 꿈은 수도 없이 바뀐다.꿈이 없는 어린이는 육체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허황된 꿈을 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큰 포부를 가지고도 주어진 환경을 탓하거나 노력없이 결실을 기대하는 수도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듯이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꿈은 꼭 이루어 질 것이다. 혹시 최고봉까지 오르지 못한다 해도 나름대로의 성취감을 얻을 것이며 다른 쪽으로의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 교사세미나에서 신호범의원을 처음 만났다. 매스컴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강의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네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버지는 어디론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외갓댁에서 천덕꾸러기로 돌려지며 눈치밥을 얻어먹다가 무작정 서울로 가출을 해서 거리의 소년이 돼 남대문시장으로, 지하도로 전전한다. 그 때 재원이라는 친구를 만나 같이 얻어온 밥을 나누어 먹고 추운 겨울 얼어 죽지 않으려고 꼭 끌어 안고 자며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신호범의원은 저서 ‘공부도둑놈, 희망의 선생님’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거지의 상징인 깡통들기를 싫어하는 자존심 강한 거지였고, 재원이는 세상을 미워하고 사람들을 아니꼽게 보는 비뚤어진 거지였다.’ 어느 날 재원이는 서울역에서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져 그의 인생을 마친다.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앞날에 대한 꿈이 없기에 그는 살아가는데 아무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
게 된 것이다. 자존심이란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신호범의원은 돈을 벌어서 외갓댁으로 돌아간다는 꿈이 있었고, 양아버지를 만나고 나서는 미
국에 간다는 꿈을 가지고 긴 세월을 기다렸다.

미국에 가서도 그는 양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최대한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 공부를 하면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가지고…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그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에 한인 최초의 하원의원을 거쳐 상원의원 부의장까지 오르게 된 것은 단지 운이 좋아서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는 꿈을 키워가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 아니 몇 십배의 피나는 노력을 했다. 아직도 그는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꿈을 크게 가지라고. 그리고 실현가능하게 만들라고.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한가닥의 희망이 나오지만 그것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신념을 가지게 하고 강하게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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